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소매유통업 체감경기지수가 역대 최악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소매유통업체 10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0년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가 66으로 집계됐다고 12일 밝혔다.
기준치인 100에 훨씬 못 미치는 수치일 뿐만 아니라 2002년 조사 이래 가장 낮은 수치이다.
2분기 RBSI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은행의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78을 기록, 글로벌 금융위기 때 수준으로 하락했다.
세부 업태별로 살펴보면 대형마트ㆍ백화점 등 다중 이용시설 업태에서 큰 낙폭을 보였다.
대형마트의 경기전망지수는 44로 세부 업태 중 가장 낮았고 낙폭 역시 전 분기(80) 대비 36포인트 하락했다. 백화점 업계 또한 우울한 전망치(61)와 함께 큰 폭의 하락치(32포인트)를 보였다.
편의점 업계는 전 분기 대비 20포인트 떨어진 55로 전망했고, 슈퍼마켓은 지난 분기와 비슷한 전망치(63)을 보였으나 타 업태보다 낙폭(12포인트)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동안 호조세를 이어오던 온라인ㆍ홈쇼핑도 1분기 105에서 100 밑으로 떨어진 84를 기록했다.
비대면 쇼핑 선호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감보다 신선식품 등 일부 생필품 외에는 코로나19발 소비 부진을 피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는 소매유통업계에 닥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대한상의 코로나19 대책반에 접수된 건의사항을 보면 △온라인ㆍ홈쇼핑은 티켓할인 지원, 배달 플랫폼 △슈퍼마켓은 내수활성화를 위해 생필품 전국동시 세일추진 △편의점 업계는 지역사랑 상품권 사용처 확대 등이 있었다.
지난 2월 정부가 내놓은 내수활성화 대책에 대한 보완 주문도 있었다.
정부가 소비촉진을 위해 소득공제율을 2배로 확대했지만, 적용기한이 한시적(3~6월)이고 공제한도(200~300만 원)는 올리지 않아 반쪽짜리 대책이라는 지적이 있다.
강석구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그동안 유통업계가 시장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생존까지 위협받고 있다"며 "소비 정상화까지는 어렵겠지만 경영부담을 덜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들이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