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몇 주간 중국에서는 여행, 화장품, 아웃도어 장비, 식품 등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봉쇄가 끝나고 어느 정도 정상적인 생활을 되찾게 되자 중국인들이 다시 소비를 시작한 것이다. 중국 당국의 소비 진작 정책, 대부분 기업과 공장들의 조업 재개 등 경제활동이 점차 정상화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이트 트립닷컴에 따르면 4월 6일까지 사흘간 이어진 청명절 연휴 기간 교통편 예약이 코로나 19가 한창때였던 몇 주 전에 비해 50% 이상 늘었으며, 호텔 예약도 60%나 뛰었다. 지난주 중국 내 주요 관광 명소 입장권 판매도 한 주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급증했다. 현지 언론들은 몇몇 관광지에서 넘쳐나는 인파를 목격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화장품 판매도 공격적인 할인과 프로모션 등에 힘입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화장품 제조 회사 린칭쉬안은 3월 초 국제여성의 날 행사에서 전년 동기 대비 147%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온라인 소매판매도 마찬가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전자상거래 사이트 ‘핀둬둬(Pindoduou)’는 전했다. 핀둬둬는 “3월 중순 이후 하루 5000만 건 이상의 주문을 기록했다”며 “이는 1년 전보다 60% 상승한 수치로, 국내 소매시장의 회복세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특히 립스틱과 아이섀도, 눈썹용 연필과 같은 색조 화장품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 밖에 의류, 아웃도어 장비 등이 전자상거래 플랫폼 등에서 인기 있는 품목에 꼽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 카일린 중국 둥싱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데이터를 살펴보면 확진자가 더는 늘어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된다”며 “소비가 꾸준히 오름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코로나19의 불확실성이 잔존하는 만큼 중장기적 소비자 신뢰가 회복되려면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컨설팅 기업 롤랜드-버거 차이나의 첸커 선임 파트너는 “중장기적으로 소비자 신뢰가 회복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며 “핵심 이유는 국내외적 유행성 질병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