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신속한 대처와 방역, 성숙된 시민의식으로 국제사회의 코로나19 대응 모범국이 되면서 한국 경제 또한 반사이익을 톡톡히 보고 있다.
100여 개국에서 한국산 진단키드 등 코로나19 방역용품을 보내 달라는 요청이 쇄도하면서 관련 수출이 급증하고 있고, 라면, 김치 등 가공식품 수출도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세가 본격화한 지난달 한국산 진단키트 수출액은 4865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7.1% 급증했다.
진단키트를 통한 신속한 진단이 한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크게 줄이는 일등공신이 되면서 코로나19 확진세가 심한 미국과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한국산 진단키드 수출 요청이 쇄도한 데 따른 것이다.
또 위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손세정제(2255만 달러)와 세안용품(2377만 달러) 수출액도 전년보다 각각 81.4%, 68.9% 증가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미국 등 많은 국가에서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식품 사재기 현상이 심화하면서 한국산 라면, 김치, 즉석밥 등 가공식품 수출액(2억8378만 달러)도 54.1% 늘었다.
지난달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유가 급락, 글로벌 공급망 훼손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도 불구하고 전체 수출(469억 달러)이 소폭(0.2%) 감소로 그친 것은 이러한 코로나19 소비재 수출 호조 덕분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코로나19 관련 소비재 수출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진단키드의 경우 현재 정확도 98%를 자랑하는 한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수출을 요청한 국가가 100개국 이상에 달하며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를 계기로 한국 쌀 수출의 판로가 열릴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최근 쌀 수출 주요국인 인도, 태국, 베트남이 곡물 비축을 위해 수출을 중단하면서 중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쌀 사재기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한국 쌀이 틈새시장을 노릴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북 익산에서 이달부터 홍콩에 매달 쌀 20톤(t)을 수출하고 있는 것도 코로나19 사태가 계기가 됐다.
해외 주요 기관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한국의 글로벌 이미지가 크게 개선돼 향후 한국경제가 새로운 전환기를 맞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스라엘 국가전략연구소인 베긴-사다트센터는 6일(현지시간)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세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줄인 한국은 위기 대처의 모범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한국의 글로벌 이미지가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이 코로나 사태를 이겨내면서 앞으로 매력적인 투자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