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부동산 114에 따르면 4월 첫 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보다 0.31% 하락했다. 2013년 6월 이후 6년 10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올 들어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월(月) 평균 0.2%씩 값이 빠지더니, 연초보다 0.82% 가격이 하락했다. 올해 일반 아파트 매매 가격은 지난주까지 0.77% 올랐다. 상승세는 유지했지만 지난해 하반기보다는 상승세가 둔화했다.
강남권 재건축 대어 단지도 가격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83㎡형은 이달 들어 시세가 20억5000만 원까지 떨어졌다. 지난달만 해도 이 아파트 호가는 23억 원까지 나갔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6단지 전용 82㎡형 시세도 20억5000만 원에서 18억8000만 원까지 하락했다.
부동산 업계에선 재건축 아파트 가격을 시장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선행 지표로 여긴다. 투자 수요가 많아 시장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2010년대 초에도 재건축 단지에서 시작된 집값 하락이 1~2달 후 아파트 시장 전체로 옮겨갔다.
윤지해 부동산 114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에서 시작된 경기위축이 실물경기를 압박하면서 경기변동에 민감한 재건축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며 "대출규제와 보유세 인상, 자금출처 증빙 강화로 매수 수요가 위축됐고 상반기로 예정된 양도세 중과 유예기간 일몰이 2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다주택자의 매물량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 부동산 시장 수익성이 떨어지자 경기 남부에선 풍선효과(비규제지역 집값이 오르는 현상)가 일어났다. 올해 수원 아파트값 오름폭은 2.60%로 서울의 세 배가 넘었다. 용인(1.92%)과 성남(1.56%), 의왕(1.44%)에서도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률이 서울을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