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이 강력한 규제로 인해 5년 만에 부동산 비중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사업소득과 부동산 투자를 통해 평균 41세에 종잣돈을 마련했고, 증여를 받는 나이는 35세였다.
2일 하나금융연구소가 하나은행 프라이빗뱅킹(PB) 고객 39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부자들의 부동산 자산 비중은 50.9%로 전년 대비 2.2%포인트(p) 감소했다. 2013년 증가세를 탄 이후 5년 만에 꺾였다.
규제 강화로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둔화한 데다,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고, 절세를 위해 증여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부자들은 안정적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상업용 부동산(48%)을 가장 많이 갖고 있었다. 나이가 많고(60대, 54%), 자산이 많을수록(100억 원 이상, 55%) 그 비중은 더 컸다.
연구소는 "부자들은 투자목적 주택 등을 통해 부를 축적한 후 노후준비를 위해 상업용 부동산 비중을 늘려나가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부자들은 저금리 기조 속에서 앞으로 5년간 부동산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될 것으로 보는 전망은 전년 대비 10.6%p 감소한 반면 회복될 것으로 보는 전망은 12.5%p나 증가했다.
부자들은 언제 부를 축적할까? 평균 41세에 시드머니(종잣돈)를 확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업소득이 32.3%로 가장 많았고, 상속ㆍ증여(25.4%) 순이었다.
자산이 많을수록 노후준비보다 상속ㆍ증여에 관심이 더 많았다. 세금 때문이다. 부자들이 자녀에게 증여하는 시기는 평균 65.2세였으며, 이때 자녀의 평균 나이는 34.9세였다.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는 현금과 예금 등 안정성 자산의 비중은 40.6%로 2018년과 거의 동일했다. 펀드ㆍ신탁(27.6%), 주식(15.9%), 기타(11.1%) 순이었다. 특히 100억 원 이상의 초고액자산가는 주식 비중이 전체 23.5%로 평균 15.9%에 비해 매우 높았다.
투자 수익률은 48.5%가 0~5%를 기록했고, 22.7%는 5~10%에 달했다. 손실을 본 부자는 25%였다..
한편 이번 조사는 하나은행에 맡긴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의 총자산은 평균 160억 원이었고, 연 소득은 평균 4억7700만 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