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이 오프라인의 턱밑까지 추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비대면 방식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급속하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라면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소비가 더욱 확산된 3월에는 온라인 매출 비중이 오프라인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2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 늘었다.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이 34.3%가 늘며 전체 매출 신장을 이끌었으나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7.5% 감소했다.
특히 2월 온라인 쇼핑의 매출 비중은 전체의 49%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39.8%)과 비교할 때 9.2%p(포인트) 늘어났으며, 올해 1월(42.0%)에 비해서도 7.0%p(포인트) 오른 수치다.
이베이코리아(G마켓, 옥션)와 11번가, 인터파크, 쿠팡, 티몬, 위메프 등 온라인 유통업체의 매출 증가폭은 2016년 6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 통계를 개편한 이후 최대 증가율이다.
품목별로 보면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이나 외식을 자제하면서 온라인쇼핑을 통한 먹거리 배송 수요가 늘어 식품 매출이 92.5% 급등했다. 마스크를 비롯한 위생상품 판매도 늘면서 생활·가구 매출은 44.5% 증가했고, 아동·유아 40.6%, 도서·문구와 화장품 각 37.5%, 가전·전자 26.0% 등도 가파르게 오르며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급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면접촉을 꺼리면서 대형마트, 백화점의 매출이 감소해 관련 통계 개편 이후 두 번째로 큰 7.5%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확진자가 다녀간 오프라인 유통 매장들이 휴점에 들어간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 3월 중순 기준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가 40여 회를 임시 휴업했고,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28번가량 조기 폐점하거나 휴무했다. 홈플러스는 25회, 현대백화점과 갤러리아는 각각 5회, 3회 휴점했다.
업종별로는 2월 백화점 매출은 21.4%, 대형마트는 10.6% 하락했다. 반면 편의점과 기업형 준대형 슈퍼마켓(SSM)은 근거리 소비가 늘면서 각각 7.8%, 8.2% 늘었다. 백화점의 경우 해외 유명 브랜드(4.2%)를 제외한 여성캐주얼(-41.3%), 아동스포츠(-37.2%), 가정용품(-4.8%) 등 전 부문 매출이 줄었다.
대형마트는 의류 매출이 46.5% 줄고 개학이 연기되면서 잡화(-41.5%), 가전·문화(-20.9%) 등 매출도 약세였다. 반면, 편의점은 식품(5.6%)과 마스크와 안전상비의약품 등 생활용품(33.3%), 담배 등 기타(8.7%) 매출이 늘었고, SSM은 농수축산(5.9%), 신선·조리식품(7.8%), 가공식품(11.1%) 등 식품(8.2%) 소비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3월에는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이 처음으로 오프라인 업체의 매출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태유 세종대 교수는 “현 상황에서 볼때 3월에 온라인 매출 비중이 오프라인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면서 “하지만 주말에 창고형 할인매장이나 대형마트 등에 몰리고 있는만큼, 이제부터 온ㆍ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진검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