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셋인쇄업의 생계형 적합업종 추천 여부가 다음 달 결정된다. 대기업의 시장 참여를 제한하는 9번째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오프셋인쇄업이 지정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오프셋인쇄업은 다음 달 제61차 동반성장위원회(동반위)에서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추천 여부가 결정된다. 61차 동반위는 내달 16일 이후 개최될 전망이며, 정확한 날짜는 조율 중이다.
동반위는 오프셋인쇄업 시장의 실태조사 결과와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결과를 포함한 생계형 적합업종 의견서를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에 제출하게 된다. 지금까지 서적·신문 및 잡지류 소매업, 자동판매기 운영업, LPG 연료 소매업, 두부 제조업, 장류 4개(된장·간장·고추장·청국장) 제조업 등 8개 업종이 동반위의 추천과 중기부의 지정으로 생계형 적합업종이 됐다.
대한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연합회는 지난해 7월 30일 동반위에 오프셋인쇄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 추천을 요청했다. 오프셋인쇄업은 금속판과 고무 롤러 등으로 인쇄물을 인쇄하는 산업을 뜻한다.
생계형 적합업종은 동반위의 업종 실태조사(6개월)와 중기부 심의위원회의 심의(3개월)를 거쳐 최종 지정된다.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동반위와 중기부는 각각 3개월씩 기간을 더 늘릴 수 있다. 신청 뒤 최대 15개월이 걸린다는 뜻이다. 올해 1월에 동반위는 오프셋인쇄업의 실태조사 기간을 연장했다. 따라서 4월 30일까지 동반위는 추천 여부를 결론지어야 한다.
동반위의 추천, 중기부의 심의를 거쳐 생계형 적합업종이 지정되면 대기업은 5년간 해당 사업에 진출할 수 없다. 이미 진출한 기업도 사업 확장에 제한을 받는다. 위반 시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000만 원 이하 벌금과 함께 위반 매출액의 5% 이내에서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지난해 10월 ‘1호’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서점업의 경우 영풍문고, 반디앤루니스로 대표되는 대형 서점들은 20204년 10월까지 한 해 1개의 신규 서점으로 사업 확장이 제한됐다.
동반위가 오프셋인쇄업의 실태 조사 기간을 기존 6개월에 더해 3개월 늘린 데는 오프셋인쇄업 중에서도 소상공인이 타격을 보는 부분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려서다. 오프셋인쇄업의 종류는 윤전기를 활용하는 방식과 매엽기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나뉜다. 윤전기가 100m씩 되는 길이의 인쇄물을 한 번에 찍는 방식이라면, 매엽기는 한 장씩 인쇄하는 방식이다. 통상 윤전기는 시간당 4만 장, 매엽기는 1만300장가량 인쇄가 가능하다.
동반위의 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이 실제 사업을 영위하는 부분은 윤전기 방식이 아닌 매엽기 방식이었다. 윤전기 방식은 자본이 훨씬 더 많이 필요해 애초에 소상공인이 진출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매엽기 방식으로 오프셋인쇄업을 하는 대기업군은 현재 10개 정도다. 매경미디어그룹의 자회사인 엠프린트, 미래엔, 태신인팩 등이 포함된다.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에서 대기업 기준은 일반적인 기준보다 훨씬 넓다. 매출액 규모가 중소기업이더라도 대기업 오너가 지분을 가졌거나 대기업 임원이 중소기업 임원을 겸직하거나, 대기업 자회사인 경우 모두 대기업군에 속한다.
생계형 적합업종을 신청한 대한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연합회는 인쇄 시장이 축소되면서 업체 간 경쟁이 심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연합회 관계자는 “전통적인 인쇄업 시장이 줄어들면서 폐업하는 영세 업자들도 많다”며 “이런 가운데 대기업 소상공인들이 가입된 단체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생계형 적합업종을 신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연합회는 서울을 포함해 10개의 지역조합을 두고 있고, 여기에 가입된 업체 수는 3000여 곳이다. 연합회에 따르면 이들 업체의 90% 이상은 근로자 10인 미만의 소상공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