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114에 따르면 3월 넷째 주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1% 하락했다. 부동산114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값이 떨어진 건 지난해 6월 첫 주 이후 열 달 만이다. 특히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한 주 새 0.19% 떨어졌다. 재건축 아파트는 투자 수요가 많아 경기 악화나 정부 규제에 대한 반응 속도가 일반아파트보다 빠르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고가주택이 몰려 있는 강남4구(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구) 아파트값이 일제히 빠졌다. 송파구(-0.17%)에서 아파트값 낙폭이 가장 컸고, 강남구(-0.12%), 강동구(-0.06%), 서초(-0.0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강남구 개포주공5단지ㆍ6단지 등에선 전주보다 시세가 5000만 원 이상 떨어지고 있다. 강남4구 아파트값은 3월 둘째 주부터 3주째 하락 중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책과 보유세 부담, 경기 침체 우려로 고가아파트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개포동 개포주공 단지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등 투자성이 강한 재건축 아파트값이 하향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비강남권에선 아직은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노원구의 상승률(0.21%)이 가장 높았고, 이어 구로구(0.18%), 관악구(0.14%), 금천구(0.11%) 순이었다. 정부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저가아파트가 많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수도권 신도시와 경기ㆍ인천지역 아파트값 상승세도 주춤하고 있다. 전주 0.03%였던 신도시 아파트값 상승률은 이번 주 0.01%로 떨어졌다. 경기ㆍ인천지역 아파트값 상승률도 0.13%에서 0.11%로 둔화했다.
수도권에선 경기 남부권 주택시장 움직임이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주만 해도 용인시의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은 0.25%에 달했지만 이번 주엔 0.15%로 0.1%포인트(P) 하락했다. 성남시(0.15%)와 수원시(0.15%), 과천시(0.07%) 지역 아파트값 상승률 역시 한 주 새 각각 0.9%P, 0.06%P, 0.13%P씩 떨어졌다.
다만 오산시(0.37%)와 군포시(0.31%), 구리시(0.29%) 등에선 풍선효과(비규제지역 집값이 오른 현상)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아파트값 상승 폭이 컸다.
여 연구원은 "거래 위축으로 시장을 리드하는 강남권 집값 하락세가 장기화할 경우, 이와 연동해 서울 비강남, 수도권 지역의 집값 상승세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상했다.
전세시장에선 안정적인 상승세가 이어졌다. 공급 부족 현상이 장기화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이사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보다 0.03% 상승했다. 금천구(0.13%)와 동작구(0.10%), 관악구(0.09%) 순으로 전셋값이 올랐다.
신도시와 경기ㆍ인천지역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각각 0.01%, 0.03%였다. 신도시 가운데선 광교(0.03%)와 분당(0.02%), 경기ㆍ인천지역에선 인천시(0.07%)와 의왕시(0.05%)에서 전셋값이 많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