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소기업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중소기업 10곳 중 4곳은 현재와 같은 상태를 3개월 이상 감내할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는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정책제언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는 ‘코로나19관련 긴급 중소기업 경영실태 조사’와 19일부터 25일까지 시행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전국 순회 간담회’ 결과를 발표했다. 동시에 △금융·세제 △소상공인 △노동 △판로·상생 △스마트공장·인증·환경 등 5대 분야 17건의 정책 과제를 제언했다.
중기중앙회가 17일부터 20일까지 407개 중소기업 대상으로 시행한 ‘코로나 19 관련 긴급 중소기업 경영실태 조사’ 결과 중소기업의 64.1%가 경영상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1차 조사(34.4%, 2.4~5)보다는 증가하고 2차 조사(70.3%, 2.24~26)와는 유사한 수치다.
세부적으로 제조업 63.4%의 기업이 경영상 피해를 봤고, 서비스업은 64.8%(도소매·음식·숙박 67.1%, 기타서비스 63.3%)의 기업이 피해를 호소했다.
현재와 같은 코로나19 사태 지속 시 42.1%의 업체들은 ‘3개월 이상 감내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6개월 이상 감내할 수 없다는 기업은 10곳 중 7곳(70.1%)에 달했다.
중기중앙회는 7번의 전국 간담회에서 제기된 현장 의견을 토대로 이날 △금융·세제 △소상공인 △노동 △판로·상생 △스마트공장·인증·환경 등 5개 분야, 17개 정책 과제로 발표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17개 정책 과정 중 금융·세제 부분에서 고용유지지원금 확대를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고용유지지원금은 해고 대신 휴직 또는 휴업으로 직원의 고용을 유지할 때 정부가 지원하는 제도다. 현행 지원 한도는 하루 6만6000원, 월 198만 원이다. 중기중앙회는 이를 하루 7만5000원, 월 225만 원으로 확대해 달라고 요구했다. 전날 정부는 고용유지 지원금 규모를 현재 1000억 원 수준에서 4000억 원을 늘려 총 5000억 원 규모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지급 비율을 전 업종에서 최대 90%로 올리기로 했다. 지급 비율은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지급한 휴업 수당에 정부가 보전해주는 비율을 뜻한다.
김기문 회장은 “한시적으로 몇 달 동안이라고 고용유지지원금을 올려달라는 것이 현장 요구”라며 “소상공인, 자영업자는 ‘제로 매출’인 곳도 많아 부분적 지원보다 전액을 한시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장 간담회에서 절반 이상이 고용유지지원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몰랐다”며 정부의 정책자금 지원 제도를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회장은 특별고용지원 대상 확대도 강조했다. 정부는 이달 9일 여행업, 관광숙박업, 관광운송업, 공연업 등 4개 업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했다. 김 회장은 “전시장치, 학교급식, 행사대행, 공예, 사진앨범, 자판기 등 10여 개 업종도 매출이 아예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 업종도 한시적으로 특별고용지원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은행권을 향해서도 원금 만기연장, 금리 인하, 이자 상환 유예 등 지원을 확대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대기업 거래로 망한 은행은 있어도 중소기업, 소상공인 거래로 망한 은행은 없다”며 “어려운 시기에 주저 없이 지원을 확대해 달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 회장은 “외환위기나 금융위기를 뛰어 넘은 엄중한 상황”이라며 “실태 파악을 계속해 정책을 개발하고, 정부에 건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