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이하 대광위)는 이르면 다음 달 서울시,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과 함께 ‘청량리역 공간구조 개선 및 광역환승센터 기본구상 연구용역’을 시작한다. 늘어나는 청량리역 교통량에 맞춰 환승시설을 개선하고 역 주변 지역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현재도 청량리역엔 도시철도 노선만 4개(1호선ㆍ경의중앙선ㆍ경춘선ㆍ분당선)가 지나간다. 도심과 강남권까지 10~20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여기에 강북횡단선과 면목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BㆍC노선까지 개통하면 ‘8중 역세권’이 된다. 역사(驛舍) 공간 재배치가 필요한 이유다.
대광위와 서울시 등에선 청량리역을 지하 7층까지 파 내려가 철도 플랫폼과 버스 환승센터 등을 배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6개 철도 노선과 버스 환승센터 등을 지하에 배치하고 그 위로 상업ㆍ업무시설을 개발한 프랑스 ‘라데팡스’식 개발이다. 프랑스는 이 같은 방식으로 라데팡스를 파리를 대표하는 신도심으로 조성했다.
대광위 등에서도 라데팡스처럼 역사 공간을 재배치하면서 주변 유휴부지 등을 함께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민간자본 등을 유치해 역사와 그 주변에 공공주택이나 오피스 등을 짓는다는 구상이다.
유력한 부지론 청량리역 뒤편 철도차량 정비고 부지가 꼽힌다. 이 땅에선 2011년에도 GS건설 주도로 민자 개발사업이 추진됐다. 정비고 일대 3만4421㎡를 31층짜리 주상복합건물 3개 동과 공원 등으로 개발한다는 게 GS건설과 서울시 계획이었다. 이후 정비고 이전비용 분담 문제 등으로 민자 개발사업이 무산됐지만 서울시 등에선 이후에도 이 부지를 공공주택지구로 개발하는 방안을 수차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주 근접성을 선호하는 최근 부동산시장 흐름 때문이다.
청량리역 개발이 가시화되면 그러잖아도 뜨거운 이 지역 부동산은 더 달아오를 수밖에 없다. 지난해 청량리 일대 재개발 단지 3곳(해링턴 플레이스ㆍ한양수자인 192 주상복합ㆍ롯데캐슬 SKY-L65)에서 총 2358가구를 분양했는데 청약자 2만8247명이 몰렸다.
지난해 말엔 청량리 일대 ‘재건축 대어’로 꼽히는 미주아파트도 재건축구역 지정을 위한 심의 단계에 들어갔다. 1089가구인 이 아파트는 재건축이 가능한 인근 아파트 중 가장 대단지여서 투자자 사이에서 개발 기대감이 크다. 지난해 11월만 해도 9억5000만 원에 팔렸던 이 아파트 전용 102㎡형은 최근엔 12억5000만 원까지 시세가 올랐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안 그래도 교통 호재 때문에 몸값이 오르는 청량리 일대가 역을 중심으로 통합 개발된다면 집값 상승세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