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공포에 함께 주저앉았다.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일본 등 증시 낙폭이 큰 곳은 마이너스를 면치 못하는 반면, 중국 ETF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외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 344개(레버리지 포함)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전일 기준 -12.04%를 기록했다. ETF 전 종목 평균 수익률(-7.64%) 대비 낮은 수준이다.
또 상대적으로 호조를 기록하고 있는 국내외 채권형 ETF 45개 종목(레버리지 포함)이 같은 기간 4.26%에 달하는 수익을 내며 선전하는 것과 비교하면 글로벌 주식에 투자하는 ETF 수익률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글로벌 경기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주식시장 변동성도 확대된 결과다. 이 여파로 글로벌 증시 지수가 낙폭을 키우면서 이를 추종하는 ETF 수익률도 떨어지게 됐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둔화 가능성에 유가 급락, 에너지 기업 부실 리스크, 진정되지 않는 미국의 금리 등이 세계 증시에 악영향을 미쳤다”며 “현재로선 안정되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짚었다.
국가별로 보면 국내 주식형 ETF 246개 종목이 연초 이후 –12.16%를 기록했다. 또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ETF 69개 종목의 같은 기간 평균 수익률은 –11.52%로 집계됐다.
해외 ETF 중에서는 연초 이후 증시 지수 낙폭이 컸던 유럽과 일본 ETF 수익률이 저조했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스톡스 지수를 추종하는 세 종목은 평균 –22.29%의 수익을 냈다.
일본에 투자하는 ETF 7개 종목도 평균 –19.29%로 국내 주식형보다 수익률이 낮았다. 아울러 미국 시장을 기반으로 한 ETF 23개 종목도 평균 수익률이 –11.06%로 부진했다.
반면 중국 시장을 기초로 하는 ETF는 중국 증시가 낙폭을 줄이면서 상대적으로 나은 수익을 냈다. 같은 기간 중국 ETF 16개 종목은 평균 -2.44%의 수익을 올렸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선전거래소 선전종합지수를 기초로 하는 ‘ARIRANG 심천차이넥스트(19.55%)’와 ‘KODEX 심천ChiNext(17.93%)’ 두 종목이 평균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글로벌 증시는 당분간 코로나19 충격에 부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한대훈 연구원은 “당분간 증시 흐름은 좋지 않을 전망”이라며 “주가의 하단과 매수 타이밍을 논하기엔 아직 이르고, 주변 상황을 면밀히 살피며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ETF 투자 전략도 차별화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막연히 증시 지수를 추종하는 것보단 어려운 장세에서 상승할 만한 ‘테마’가 있는 ETF를 중심으로 투자를 고민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승원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ETF마케팅 본부장은 “현재 시장이 안 좋은 만큼 한동안 관망해야 하지만, 반도체, IT, 나아가 2차전지 등 낙폭이 과대하고 펀더멘털이 튼튼한 종목을 많이 담은 국내외 ETF를 탐색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