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9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환자가 전날 0시보다 248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일간 신규 확진환자가 300명을 밑돈 건 지난달 26일(284명) 이후 12일 만이다.
다만 사망자 수는 꾸준한 증가세다. 현재까지 51명이 숨졌다. 경북 청도군 대남병원(121명), 봉화군 푸른요양원(51명), 칠곡군 밀알 사랑의 집(25명) 등 고령자·기저질환자가 많은 요양기관·사회복지시설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탓에 위중환자 42명을 포함한 중증 이상 환자도 65명이나 된다.
위중환자 대부분이 고령의 기저질환자라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에 대구지역에서 고령 확진환자가 많아지면서 위중한 환자의 숫자가 많아졌다”며 “중증 치료병원에서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고 있지만, 워낙 고령인 환자가 많아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망자의 특성도 다양해지고 있다. 초기엔 고령이면서 기저질환을 지닌 사망자만 발생했으나, 최근에는 30·40대 사망자와 기저질환이 없는 사망자도 발생하고 있다. 30대 사망자 1명은 투석치료를 받던 중 숨졌으나, 40대 사망자 1명은 아직 사인이 확인되지 않았다. 40대 사망자는 경북 경주시에서 사망 후 코로나19 감염 사실이 확인된 사례다. 50대 사망자 대부분은 대남병원 입원자로 오랜 입원생활로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였다. 고령자가 아니거나 기저질환이 없더라도 면역력 등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코로나19가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국외 사망자도 증가세다. 이날 오전 9시 기준(한국은 0시)으로 이탈리아에선 확진자 7375명 중 366명, 이란에선 6566명 중 194명이 숨졌다. 프랑스에선 1126명이 확진돼 19명이 숨졌고, 미국은 확진자가 537명에 불과하나 사망자가 21명이나 된다. 세계 코로나19 사망자 3809명 중 710명이 중국 외 국가에서 발생했다.
방대본은 코로나19 사망자가 여전히 증가 추세이고, 고위험군이 많은 의료기관·사회복지시설에 유입 시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 본부장은 “아직은 안심을 한다거나 그런 상황은 절대 아니라고 본다”며 “계속 예의 주시하고, 조기 발견과 접촉자에 대한 관리, 또 의료기관이나 사회복지시설 등에 대한 예방적인 조치 강화 같은 것들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