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달 내수 판매에 어려움을 겪은 현대ㆍ기아자동차가 미국과 인도 시장에서는 선방했다. SUV 흥행에 힘입어 현대차 미국 법인은 역대 2월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고, 인도에서는 기아차가 현지 업체인 타타(TATA)를 제치고 판매량 3위에 올라섰다.
4일 차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현대ㆍ기아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총 10만6777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월(9만546대)보다 17.9% 증가한 수치다.
개별 브랜드를 살펴보면 현대차의 2월 판매량은 16.2% 늘어난 5만3013대였다. 이는 현대차 미국법인의 역대 2월 판매 실적 중 최대치다.
현대차의 판매 흥행은 SUV가 견인했다. 전체 판매의 60%인 3만2059대가 SUV로 집계됐다. 투싼이 9594대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산타페(7152대) △코나(7092대) △팰리세이드(6967대)가 이었다. 8개월 연속 SUV 판매 비율이 60%를 넘어섰다.
세단 중에서는 아반떼(수출명 엘란트라)가 1만86대, 쏘나타가 6144대 팔렸고 특히 친환경차 라인업을 보유한 코나와 아이오닉은 전년과 비교해 각각 24.7%, 43.5% 판매가 늘었다.
랜디 파커(Randy Parker) 현대차 미국법인 판매 부사장은 "팰리세이드와 쏘나타, 베뉴가 고객에게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며 "코로나19 상황을 살펴보며 본사와 협력해 안정적인 미국 시장 물량 공급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기아차도 SUV 흥행에 힘입어 판매량이 무려 20.2% 늘었다. 지난달 기아차는 미국에서 5만2177대를 판매했는데, 이 중 61%가 SUV였다.
스포티지가 전년 대비 17% 많은 7934대 팔렸고, 현지 출시 1년을 맞은 텔루라이드(6754대)가 뒤를 이었다. 1월 판매를 시작한 셀토스는 두 달 간 3000대 가까이 판매됐다.
세단 중에서는 K3(수출명 포르테)와 K5(옵티마)가 각각 8513대, 5760대 팔렸다. 제네시스 브랜드도 3.9% 늘어난 1587대 판매되며 힘을 보탰다.
빌 페퍼(Bill Peffer) 기아차 북미법인 판매 부사장은 "전반적인 침체 상황에서도 기아차의 기록적인 상승세는 지난해 텔루라이드 출시와 함께 시작됐다"며 "다른 신차 출시로 상승세는 1분기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ㆍ기아차는 최근 경기 둔화와 규제 강화로 자동차 시장이 침체된 인도에서도 선방했다.
지난달 현대차는 인도에서 4만10대를 판매하며 점유율 2위에 올랐다. 전년보다는 7% 감소한 수치지만, 경쟁 업계에 비하면 하락 폭이 적다.
같은 기간 인도 현지 업체인 타타는 31%, 마힌드라는 무려 55% 판매가 급감했다. 토요타와 혼다 등 일본 브랜드도 판매가 각각 12%, 46% 줄었다.
특히 2019년 8월부터 셀토스를 선보이며 현지 영업을 시작한 기아차는 지난달 1만5644대를 팔며 점유율 3위를 기록했다. 이는 기아차가 인도에서 세운 역대 최대 월 판매량으로 타타와 마힌드라, 혼다 등을 제친 실적이다.
기아차는 셀토스에 이어 카니발을 현지에 선보이며 인도 시장 공략을 이어갈 계획이다. 현대차도 이달 중순 소형 SUV 크레타의 완전변경 모델 출시를 예고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