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중개지원대출(금중대) 중 신성장일자리지원대출 실적이 8개월째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제도개편에 따른 효과가 본격화한 때문이다. 실제 한은은 세액공제에 이어 설비투자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을 지원하고, 기술형 창업지원 기준을 완화하는 등 조치를 취한 바 있다.
금중대 전체 잔액 역시 17조원을 돌파해 2년2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같은 증가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따라 25조원 한도대비 실적 비율도 68.0%까지 늘었다. 역시 2017년 12월(68.7%) 이후 가장 높은 비중이다.
금중대란 은행으로 하여금 중소·중견기업 등에 대한 대출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동 대출 취급실적에 비례해 한은이 은행에 낮은 금리로 자금을 공급하는 제도다. 현재 대출금리는 프로그램별로 0.5%에서 0.75%를 적용하고 있다. 통상 시중은행에서 먼저 대출이 이뤄지고 이를 바탕으로 한은에서 자금이 집행된다. 이에 따라 2월 금중대 실적은 2개월전인 작년 12월 시중은행에서 집행된 대출실적이다.
프로그램별로 보면 신성장·일자리지원대출은 7121억원 증가한 7조4519억원을 기록해 8개월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직전월에는 1조589억원 급증해 역대 최대 증가폭을 경신한 바 있다.
이는 제도개편을 단행한 효과가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018년 9월20일 일자리 창출기업 범위를 기존 청년고용에서 전체고용으로 확대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으로 세액공제를 받은 기업을 지원대상에 포함시켰다. 또 작년 8월30일 일본 경제보복 등에 대한 대응 조치로 소부장 등을 중심으로 설비투자 3조원, 운용자금 1조원을 각각 지원하고, 기존 창업기업 지원요건을 완화했다.
당시 금통위는 지방중소기업 지원도 강화했다. 금융당국의 햇살론 시행에 따라 전환대출이 중단되면서 5000억원으로 배정했던 영세자영업자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신규대출을 작년 11월13일부터 폐지한 바 있다.
순증액에 대비해 대출을 늘려주면서 작년 12월부터 한도를 초과했던 무역금융지원대출은 198억원 감소한 1조5007억원을 기록했다. 영세자영업자지원대출은 8억원 감소한 191억원을 보였다.
지방중소기업지원은 전월과 같은 5조900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양양 등 강원도지역 산불피해에 추가로 집행된 대출 중 일부가 상환되면서 1억원이 줄었었다. 앞서 지난해 4월 한은은 속초, 고성, 강릉 등 강원지역 산불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을 지원키 위해 본점 한도유보금 100억원을 1년간 지원키로 한 바 있다.
프로그램별 한도를 보면 신성장·일자리지원은 10조원, 무역금융지원은 2조5000억원, 중소기업대출안정화는 6조5000억원, 지방중소기업지원은 5조9000억원, 한도유보분 1000억원이다.
반면, 지난달 27일 한은 금통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피해업체 지원을 위해 1년간 한시적으로 금중대 한도를 5조원 늘린 30조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이달 9일부터 은행대출취급실적이 끝나는 2021년 11월말까지 유지될 예정이다. 아울러 신성장·일자리지원을 10조원에서 11조원으로 늘리고, 중소기업대출안정화는 6조5000억원에서 5조5000억원으로 줄였다.
한은 관계자는 “제도개편에 따라 신성장 관련 소재부품장비 등을 중심으로 늘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