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의 자동차 영업점이 사실상 ‘개점 폐업’ 상태를 맞고 있다. 중국인 대다수가 집에 발이 묶이면서 지난달 매장 방문객 수가 거의 제로 수준으로 떨어져서다. 이에 글로벌 자동차기업들이 온라인 판매를 늘리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동차 소비국인 중국에서 자동차 판매가 뚝 떨어졌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 조사 결과, 2월 첫 2주간 자동차 판매가 92%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 그래도 전 세계 수요 감소로 매출 부진을 겪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로서는 ‘코로나19’라는 또 다른 악재에 부딪힌 것이다. 이에 자동차 기업들은 새로운 판매 방식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독일 자동차기업 폭스바겐은 자사 판매사원들을 대상으로 ‘챗룸(대화창)’ 맞춤 판매 훈련을 진행 중이다. 폭스바겐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에서 전문가를 초빙해 3일간 온라인 특별 강좌를 진행했다. 5만 명의 판매사원이 대상인데 소셜미디어 사용법, 영상 만드는 법 등을 다뤘다.
마케팅 방식도 바꿨다. 기존 채널인 옥외 전광판 홍보를 줄이고 온라인과 TV 광고를 대폭 늘렸다. 전염병 확산으로 ‘방콕’하는 사람들이 늘어 TV 보는 시간이 크게 증가했다는 이유에서다.
마이클 마이어 폭스바겐 중국 판매 및 홍보 책임자는 “최근 몇 주 동안 중국 전역의 영업점이 거의 문을 닫고 2100개 영업점 가운데 약 30% 정도만 영업을 하고 있다”면서 “온라인 강좌를 대리점과 협력사 직원의 90%가 듣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지리홀딩그룹도 지난달 온라인 주문 및 배송 시스템을 시작했다. 대면하지 않고 자동차를 구입, 지불 및 배송이 이뤄지는 시스템이다. 회사는 해당 방식을 도입한 첫 주 온라인 주문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5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BMW는 중국 영업점의 판매사원들에게 디지털 툴 박스를 제공한다. 고객들이 매장 방문 없이 자동차를 살펴볼 수 있는 자동차 홍보 영상 등이 담겨 있다.
중국인을 비롯해 사람들은 자동차를 구입할 때 여전히 매장을 직접 방문해 꼼꼼히 살펴보길 선호한다. 특히 시승 여부는 자동차 구입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자동차 판매 방식이 점점 전시장에서 온라인으로 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KPMG의 조사 결과, 2025년까지 전 세계 자동차 영업점 가운데 최대 50%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저스틴 벤슨 KPMG 대표는 “앞으로 자동차 구매 과정이 더 온라인 중심으로 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확산이 그 화살의 시위를 당긴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