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폴더블(foldable)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접는 노트북’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전망이다. 폴더블 노트북은 태블릿(Tablet)과 PC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IT 제품 판도를 바꾸는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13인치, 15인치 노트북을 내년에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는 그동안 삼성전자가 올해 총 3개의 폴더블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해 왔다. 삼성전자가 이번 달에 공개한 클램셸(clamshellㆍ조개껍데기) 타입의 폴더블 폰 ‘갤럭시 Z 플립’, 하반기 공개될 것으로 보이는 갤럭시 폴드2, IT 제품 등이다.
이 가운데 IT 폴더블 제품은 노트북으로 추정되는데, 당초 예상과 달리 올해를 넘겨 내년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폴더블 노트북의 디자인과 사용자 경험을 놓고 다양한 고민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디자인이다. 기존 노트북에서 단순히 키보드만 디스플레이로 바꾸는 것은 사용성에 한계가 있다. 디자인 측면에서 기존 노트북과의 뚜렷한 차별점을 부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듀얼 스크린 형태가 폴더블 노트북의 가장 큰 소구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듀얼 스크린의 장점은 한 화면으로 멀티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태블릿 PC 2대를 연결한 것처럼 디스플레이를 활용할 수 있으면서도 반으로 접어 휴대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또 필요에 따라 블루투스 키보드와 마우스를 활용해 PC처럼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이 대세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개발해서 내년쯤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노트북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키보드를 없앨지, 디스플레이 사이즈를 듀얼로 넓힐지 구체적인 콘셉트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전자기업들은 앞다퉈 폴더블 노트북을 개발하거나 출시를 앞두고 있다.
레노버는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0’에서 폴더블 PC인 씽크패드 X1 폴드(ThinkPad X1 Fold)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경량 합금과 탄소 섬유로 제작됐으며, 가죽 폴리오 커버로 덮여있다. 사용자가 필요에 따라 컴팩트한 모양부터 완전 평면 디스플레이까지 매끄럽게 바꾸어 사용할 수 있다.
레노버의 폴더블 노트북은 13.3인치 접이식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장착했으며 무게는 1㎏ 미만으로 매우 가볍다. LG디스플레이의 OLED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PC 업체 델은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노트북 ‘오리’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13인치 크기의 화면을 접는 형태다. 펼쳤을 때 태블릿처럼 쓸 수 있고, 반으로 접은 상태에서는 화면에 키보드를 띄워 노트북처럼 활용할 수 있다.
인텔은 ‘호스슈 벤드(Horseshoe Bend)’라는 접는 노트북을 선보였다. 펼치면 화면이 17인치, 접으면 13인치에 달한다. CES 기조연설에서 그레고리 브라이언트 인텔 수석 부사장은 “제조사와 협력해 폴더블 스크린 노트북 양산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폴더블 노트북의 전 단계로 접는 디스플레이 대신 2개의 화면을 이어붙인 듀얼 스크린 장착 노트북도 개발되고 있다. 델은 듀얼 스크린 장착 노트북 ‘듀엣’을, 마이크로소프트는 ‘서피스 네오’를 선보이고 출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서피스 네오는 9인치 화면 2개가 접히는 형태로 분할 화면으로 사용하거나 완전히 펼쳐 13인치 디스플레이 화면을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