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지역사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패닉’에 빠졌다. 20일 하루에만 30명의 확진환자가 추가로 발생하면서 총 확진환자는 49명으로 늘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0일 코로나19 확진환자가 전날 오후(4시)보다 31명 늘어난 8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추가 확진된 31명 중 30명은 대구·경북 거주자다.
18일 31번 환자(61·여)를 시작으로 19일 18명, 20일 30명이 추가됐다. 31번 환자를 제외하고 37명은 대구 신천지교회(신천지예수교회 다대오지성전) 교인이거나 그 접촉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3명은 의료기관 내 감염(청도 대남병원 2명, 새로난한방병원 1명)으로 추정되며, 31번 환자를 포함한 9명에 대해선 역학적 연관성에 대해 조사가 진행 중이다.
대구·경북 지역사회는 그야말로 혼돈이다. 추가된 확진환자 중에는 대구시청 공무원, 미술학원 강사, 어린이집 보육교사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환자가 근무했던 미술학원과 어린이집은 폐쇄됐다. 또 원생과 근무자는 모두 자가격리 조치됐다. 대구교육청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대구시 내 모든 유치원을 휴업했으며, 초·중·고등학교 개학 연기도 검토하고 있다.
대구·경북은 물론, 중앙정부도 현 상황을 ‘비상사태’로 인식하고 있다. 우선 확진환자 대다수가 몰린 대구시에 즉각대응팀(18명), 중앙사고수습본부(6명), 범정부특별대책지원단(28명), 공중보건의사(24명) 등 가용인력을 총투입하고, 격리병상 확보에 애를 쓰고 있다.
단 이런 노력에도 대구·경북의 확진환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첫 확진자인 31번 환자가 폐렴 소견이 확인돼 코로나19 검사를 권유받은 뒤에도 대구 신천지교회를 다녀가 현재까지 확인된 접촉자만 1160명에 달해서다. 2명의 환자가 나온 경북 청도군 대남병원에서도 코로나19 의심사례가 다수 발생해 병원 종사자를 통한 집단 감염 가능성이 대두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31번 환자와 대남병원에서 확인된 54번 환자(57·남), 55번 환자(59·남) 간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만약 세 환자가 같은 감염원에 노출됐다면 31번 환자는 자연스럽게 2차 감염자이자 대구 신천지교회 내 집단 감염의 감염원이 된다. 반대로 세 환자의 감염원이 다르거나 특정되지 않는다면 코로나19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