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내 증시는 코로나19 이슈가 완화하며 긍정적으로 반응할 전망이다. 다만 바이러스 확산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상승 폭은 제한될 전망이다. 아울러 증시 전문가들은 한국을 위시한 신흥국 증시에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도 전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전일 한국 증시는 코로나19 우려가 완화되자 상승했다. 특히 장중 중국 제약업체의 치료제 대량 생산 가능성이 보도된 이후 상승폭을 확대했다. 그동안 주식시장 상승을 제한했던 코로나19 이슈가 완화된 점이 투자심리 개선에 도움이 된 것으로 추정한다.
이런 가운데 확진자 수 증가가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여기에 세계 보건기구 또한 코로나19 확진자 사례가 안정화 되고 있다고 발표하자 미 증시가 강세를 보인 점은 오늘 한국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
물론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등 각국 중앙은행 관계자들이 코로나19 이슈가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였기 때문에 추후 관련 내용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발표한 점, 특히 공급망 훼손에 대해 우려를 표명해 코로나19 이슈가 완전 해소되기 보다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 이를 감안하면 여전히 지수 상승폭 확대를 이어가기에는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옵션만기일인 이날 1월 옵션 만기일에는 프로그램 순매수로 종가에 급등했으나, 이번 만기일에는 제한적일 것으로 추정돼 그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1월 만기일 직전보다 KOSPI200 선물 고평가가 약하기 때문에 현물 순매수 대체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세계 최대 휴대전화 산업을 위한 컨퍼런스인 MWC가 결국 코로나19여파로 취소됐다. 이를 빌미로 관련 종목들의 변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를 감안 한국 증시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나 그 폭은 제한될 것으로 전망한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전일 확인된 19년 12월 글로벌 경기선행지수(OECD+Major 6 NME)는 5개월 연속 전월대비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전 수치가 상향조정 되면서, 글로벌 경기사이클의 저점(전월대비 상승 전환 시점)은 작년 9월에서 8월로 앞당겨졌다.
특징적인 것은 그 동안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선진국의 경제가 활력을 되찾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 지수의 절대레벨은 낮지만, 전월대비 지표가 개선된 국가의 비중은 57.1%로 신흥국의 50.0%를 넘어섰다. 작년 2분기부터 선행적인 회복세를 보여왔던 신흥국과 달리 선진국의 경기선행지수는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어 왔지만, 이제는 선진국의 경기사이클도 바닥이 확인됐다는 평가를 내리기 충분해 보인다.
전월대비 상승폭으로 보면 미국, 독일, 중국 등 주요국의 회복세가 강화되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전월대비 0.3pt 상승해, 터키(0.7pt)를 제외하면 가장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 증시의 흐름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글로벌 경기선행지수가 상승 전환한 작년 8월 이후 MSCI 한국 지수의 수익률은 14.7%로, MSCI 전세계 지수의 10.1%(선진국 10.7%, 신흥국 6.0%)를 크게 상회하는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1월 중순 확산된 코로나19로 인해 MSCI 전세계 지수는 약 2주만에 –3.6% 급락(1월 17~31일)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현재는 역대 최고치에 다시 근접(1.7pt 또는 0.3% 차)해 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 나스닥 지수의 강세가 돋보인다. 올해 연초대비 수익률은 7.4%에 달하는데, 시가총액 상위 기업인 애플(8.8%, 시총 1위), 마이크로소프트(17.0%, 2위), 인텔(12.6%, 7위) 등 IT 주의 강세가 전체 지수 상승을 견인하는 모습이다. 연초대비 수익률
이 85.1%에 달하는 테슬라와,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달성한 아마존(16.4%)의 강세도 주목받고 있는 특징이다.
다만 나스닥 지수 내 다수의 주식들은 이러한 위세와는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나스닥 지수는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지만, 지난 한 주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의 수는 595개로 19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결국 현재 나스닥 지수가 보여주고 있는 성과는 일부 시가총액 상위주에 대한 과열된 투자심리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12MF PER 기준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26.1배)을 기록하고 있는 증시 밸류에이션과 더불어 주의가 필요한 내용이라 생각된다.
최근 많은 국가들이 연고점을 경신(미국, 독일 등), 또는 그에 근접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부 국가들의 증시는 여전히 상당한 괴리를 보이고 있다. 중국(연고점 대비 -6.9%)과, 중국 의존도가 높은 홍콩(-5.1%)과 대만(-4.2%), 산유국인 러시아(-3.8%)와 브라질(-3.5%)이 해당 국가들인데, 향후의 증시 흐름에는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홍콩, 대만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일부 감소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증시도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코로나19의 신규감염자수와 신규사망자수는 처음으로 전일대비 동반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브라질의 경우 추세적인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되는데, 그 동안 브라질 증시의 상승을 이끌었던 두 가지 변수에 변화가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브라질 중앙은행은 작년 7월부터 5번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해 현재 4.25%로 역대 최저치인 상황이다. 그러나 2월 회의에서는 “향후 금리인하를 중단하는 것이 적절해보인다”는 성명을 발표해, 추가적인 완화정책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상태다. 두 번째, GDP 의 7.3%에 달했던 재정적자를 감축하기 위해 실행된 연금개혁이 미진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