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에 차익 매물 출회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형주에 주목할 것을 권하고 있다. 국내외 주식시장에서 대형주 중심 장세가 펼쳐지고 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등 감염병 여파가 크지 않아 상대적으로 주가 등락 폭이 작다는 것이 이유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전일 한국 증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정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며 상승했다. 특히 중국 공장의 재 가동 소식이 전해지자 투자심리가 개선되며 긍정적인 영향을 줬으며, 이런 가운데 유럽 증시 또한 경기 부양 정책에 기대로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미 증시는 관련 기대와 파월 연준의장의 경기에 대한 자신감 표명에도 불구하고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독점금지법 강화 우려로 그동안 미 증시 상승을 이끌어 왔던 대형 기술주가 상승분을 반납하거나 하락 전환한 점은 한국 주식시장에서 차익 욕구를 높인다.
한편, 뉴 햄프셔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을 위한 선거가 진행중이다. 지난 3일 오와이오주에 이어 두번째 열리는 경선인데 현재 여론 조사 결과 버니 샌더스 후보가 28.7%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부티지지는 1.3%, 조 바이든은 11.0%를 기록중이다. 전국 여론 조사 결과에서는 샌더스 후보가 23.0%로 조 바이든(20.4%)은 물론 부티지지(10.4%) 보다 우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오와이오주 경선 이후 중도 성향의 블룸버그가 13.6%로 3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58.2%를 차지해 민주당 경선의 영향력이 크지 않다고 여기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여전히 버니 샌더스 후보의 지명만으로도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요인을 감안 오늘 한국 증시는 차익 매물 출회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2월 들어 코스피의 반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이 약해진 결과다. 그 과정에서 대형주의 강세가 눈에 띈다. 2월 첫 거래일을 시작으로 전일까지 코스피 대형주는 5.2% 상승했다. 코스피 수익률보다 0.3%p 높은 수치다. 중형주, 소형주와 비교해도 1.5%p 이상의 격차가 확인된다. 숫자에서 보듯이 반등의 키는 대형주가 쥐고 있는 게 확실해 보인다.
시간이 갈수록 대형주의 상대적 강세는 좀 더 이어질 것 같다. 그렇게 보는 이유는 대형주 선전이 한국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글로벌 증시를 선도하는 미국에서도 분명히 확인된다. 먼저 S&P 500 지수를 보자. 동 지수는 시가총액 가중 방식으로 구성되므로 대형주의 영향력이 크다. 반면 이를 동일 가중 방식으로 변경할 경우, 중소형주가 중요해진다. 따라서 두 지수의 상대강도를 통해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우위를 점검할 수 있는데, 최근 흐름은 대형주가 좀 더 유리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소형주로 구성된 러셀 2000 지수도 S&P 500 지수에 비해 성과가 저조하다. 이처럼 미국 증시의 흐름이 대형주 위주로 재편된 과정에서 한국만 따로 움직인다고 볼 수는 없다. 결국엔 미국을 따라가게 되어 있다. 한국 시장을 주도하는 외국인 수급을 고려하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예상이다.
한국 내부 상황도 대형주 강세에 힘을 싣는다. 최근 채권시장의 일드커브를 보면 한 달 전보다 레벨이 낮다. 일드커브 하락은 통상 경기 둔화를 시사하는데, 알다시피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에 내수 경기가 매우 움츠린 상태다. 이를 감안하면 내수 의존도가 높은 중소형주는 시장을 이끄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오히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아 코로나 이슈에 악영향을 덜 받는 대형주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따라서 당분간 중소형주보다 대형주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물론 같은 대형주라도 성장주가 가치주에 비해 좀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