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형ㆍ채권형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내보다 해외시장을 더 매력적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많아진 결과로 해석한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현재 설정된 국내 주식형ㆍ채권형 펀드 설정액이 전날 기준 총 1조9346억 원 줄었다. 이 중 주식형 펀드 유출 규모가 컸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1조8609억 원이 빠져나갔고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는 737억 원이 유출됐다.
국내 주식형 펀드 중 가장 유출 규모가 컸던 펀드는 ‘베어링 고배당플러스증권투자신탁’으로 한 달 동안 404억 원이 빠져나갔다. 또 ‘교보악사 파워인덱스 증권투자신탁 1호(-271억 원)’, ‘신영밸류고배당 증권 자투자신탁 C(-155억 원)’, ‘삼성배당주장기증권투자신탁제1호 Cf(-118억 원)’ 등에서도 자금 유출이 이어졌다.
설정액이 가장 많이 감소한 국내 채권형 펀드는 ‘삼성ABF Korea 인덱스증권투자신탁 I(-999억 원)’이었고, ‘우리하이플러스채권증권자투자신탁1호 A(-977억 원)’, ‘KB 장기 국공채 플러스 증권 자투자신탁 C-F(-550억 원)’, ‘미래에셋 솔로몬 중기 증권 투자신탁1호 F(-537억 원)’ 등도 줄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여파에 주식시장이 가라앉은 반면, 채권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유출 규모가 축소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주식형ㆍ채권형 펀드 모두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일각에서는 국내 펀드 및 주식, 채권시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처가 아니기 때문에 펀드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것 아니냐는 염려다.
실제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 펀드에는 161억 원이 유입되는 등 돈이 몰리는 추세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내보다는 해외시장을 매력적으로 평가하는 투자자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국내 시장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익률 격차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개월간 국내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 수익률은 각각 5.86%, 1.26%를 기록했다. 주식형 펀드의 경우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해외 주식형 펀드(3.53%) 수익률을 앞질렀다.
최황 한국펀드평가 연구원은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 모두에서 자금이 빠지는 것은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며 “다만 자금 유출세가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