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식을 쓸어담고 있다. 이에 미국 주식 직구액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7일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일간 매수액은 1억9984만 달러(약 2366억 원)로 지난달 7일(1억9173만 달러)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한 달만에 경신했다. 매수액과 매도액을 합친 결제대금은 3억2914만 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국내 투자자가 이날 하루동안 사고판 테슬라 주식은 8133만 달러 어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일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결제대금 40.7%를 차지하는 규모다. 고공행진하던 테슬라 주가가 지난 5일 17.2% 하락하고 횡보세를 보이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는 주가가 올 들어 2배 이상 오르며 이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지난해 3ㆍ4분기 실적이 예상을 상회하며 상승 랠리를 시작한 테슬라는 시가총액 1350억 달러를 기록 중이다. 자동차 업체 중에서 도요타(2350억 달러)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국내 투자자도 테슬라 열풍에 호응하고 있다. 이달 들어 국내 투자자의 테슬라 결제금액은 1억7373만 달러로 집계돼 전체 해외 종목 중 거래가 가장 활발했다. 이어 미국 종목인 아마존(1억1954만 달러), 애플(9292만 달러) 순으로 거래 규모가 컸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테슬라 주가 상승은 만년 유망주에서 벗어나 모빌리티 산업의 최고 혁신기업이 될 가능성과 저금리에 따른 성장주 프리미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상식적으로 부담스러운 주가이지만 그만큼 다른 업체들의 점유율을 압도하며 영업이익률이 지속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선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테슬라를 위시한 미국 증시도 견조한 상승세를 나타내며 국내 투자자를 유인하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올 들어 지난 10일까지 0.16%, 0.93% 오르는 데 그쳤지만 미국의 3대 지수인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2.59%), S&P500지수(3.75%), 나스닥지수(7.31%)는 연일 최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테슬라를 포함한 테크 기업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이어진 데다가 풍부한 유동성 환경이 지수 상승을 뒷받침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가 중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경우 미 증시도 소강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성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미국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애플, 테슬라 등은 중국 내 생산ㆍ수요의 동반 증가를 이익 추정치와 가격에 반영해 왔다”며 “펀더멘탈 훼손을 막으려면 생산ㆍ영업활동의 빠른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