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죽고 기자 사라지고...입 단속 중국에 ‘표현의 자유’ 요구 빗발쳐

입력 2020-02-10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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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비판 보도를 해온 시민기자 천추스가 실종됐다. 연합뉴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비판 보도를 해온 시민기자 천추스가 실종됐다. 연합뉴스

중국인들이 분노에 몸서리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으로 알렸다가 경찰에 처벌받은 의사가 숨진 데 이어 해당 사태를 고발해 온 시민기자까지 실종되면서다. 중국 당국에 ‘표현의 자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비판적 보도를 이어온 시민기자 천추스(34)가 지난 6일 저녁부터 연락이 끊겼다. 천추스의 가족은 경찰로부터 그가 격리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언제 어디로 격리됐는지 설명은 듣지 못했다.

7일 천추스의 트위터 계정으로 모친의 영상이 올라왔다. 그녀는 “온라인에 있는 모든 사람들, 특히 우한 친구들에게 부탁한다”면서 “아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천추스는 당국에 끌려갈 것을 대비해 자신의 트위터 계정 정보를 친구에게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동북부 칭다오 지역 출신 전직 변호사 천추스는 당국이 우한 봉쇄령을 내린 다음날인 1월 24일 우한으로 들어갔다. 그는 우한에 도착한 이후 온라인에 올린 영상에서 “나는 시민기자”라면서 “재앙이 벌어지고 있는 곳으로 달려가지 않으면 기자라고 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 있는 동안 루머를 퍼뜨리지 않고 공포나 패닉을 조장하지 않겠다. 그러나 진실을 덮지도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그는 병원과 장례식장, 격리병동 등을 돌아보며 당국이 보여주지 않는 고통과 절망의 현장을 중국인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했다.

천추스의 가족들과 지인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그와 연락을 했다. 혹시나 당국에 의해 무슨 일을 당하지나 않을까 염려돼서다.

천추스는 1월 30일 올린 영상에서 “무섭다. 내 앞에는 바이러스가 있고 내 뒤에는 공안이 있다”며 두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살아있는 한 여기서 보도를 계속할 것이다. 죽는 게 두렵지 않다. 내가 왜 공산당을 두려워해야 하나”라고 강조했다.

며칠 뒤 모두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6일 저녁부터 가족들과 지인들의 연락에 답하지 못한 채 행방이 불분명해진 것이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천추스의 무사 귀환을 요구하는 메시지가 넘치고 있다. 한 이용자는 “정부가 천추스를 잘 대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또 다른 리원량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신종 코로나 존재를 처음으로 세상에 알렸다가 괴담 유포자로 경찰에 처벌받았던 의사 리원량이 지난7일 사망한 데 이어 우한 지역 실태 고발에 앞장선 시민기자까지 실종되자 중국인들의 거센 분노와 비판이 온라인을 메우고 있다. 중국인들은 리원량이 사망한 이후 당국에 사과를 요구했고 웨이보에는 “표현의 자유를 원한다”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천추스는 지난해 8월 홍콩 민주화 요구 시위 현장도 찾았다. 그는 중국 당국의 설명과 달리 시위가 평화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영상을 웨이보에 올렸다. 그러나 당국의 호출로 중국에 돌아온 뒤 여러 부처에서 조사를 받았다. 이후 74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천추스의 웨이보 계정이 삭제됐다. 그러나 천추스는 10월초 유튜브 영상을 통해 “표현의 자유는 중국 헌법 35조에 명시된 기본적 시민의 권리”라며 “압박과 방해가 있더라도 옳은 일이기 때문에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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