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해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7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 관련 업종 현장 간담회'에서 "기업인들은 신종 코로나 사태의 경제적 파장이 어디까지 갈지 우려가 상당히 크다"며 "앞으로 예상되는 경제적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초점을 두고 선제적이고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는 과거 감염병들보다는 큰 파문을 가져올 것"이라며 "전문가들도 사스의 경우는 주로 수출, 메르스는 내수에 피해가 집중됐지만, 이번에는 수출과 내수 모두 복합적인 타격 있을 것이라는 진단을 한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중국은 우리의 최대 교류국으로 대중국 수출 비용은 2003년 16%에서 현재 27%까지 늘었다"며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 숫자도 같은 기간 10배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에 따른 경제계의 4가지 피해 유형으로 △중간재 수출업체 문제 △부품 조달 못하는 국내 완성품 업체 피해 △중국 현지 투자 관련 차질 업체 피해 △소비심리 악화로 매출 감소 우려되는 내수업체 광범위한 피해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유형별 미시 대책과 포괄적인 거시 대책이 모두 필요하다"며 "예상되는 경제적 파장을 어떻게 극복할지 정부의 노력을 부탁한다. 국회에서 2월 임시국회를 열고, 관련 특위를 구성한다고 들었는데 여야 떠나 사태수습을 돕고, 경제활력 높일 입법활동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강조했다.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도 "신종 코로나 사태로 모처럼 회복세를 보이던 수출이 차질을 빚게 돼 안타깝다"며 "이럴 때일수록 위기관리, 경제 분야에서도 위기관리가 절실한 때"라고 말했다.
이어 "춘절이 지나가면 물류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며 "원자재 부품 공급 문제에 있어서 서로 애로가 발생할 것이다. 벌써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이럴 때일수록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면밀하게 파악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며 "지난해 소재ㆍ부품ㆍ장비 대책처럼 치밀하고, 정말 실현 가능한 대책들을 함께 논의해줬으면 한다"고 정부에 부탁했다.
일례로 공급처를 다변화하고, 주 52시간 제도, 화평법 등 현행제도나 법령을 보다 유연하게 적용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각종 전시나 행사 등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만큼 이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신속히 내려달라고도 요청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정부의 금융 지원을 강력히 요청했다.
김 회장은 신종 코로나에 따른 원자재 조달 차질로 △생산 중단 △원자재 국내산 대체하며 생산비 상승 △자금압박 등의 악영향을 꼽으며 "앞 두 문제는 대책을 찾을 수 있지만, 자금압박으로 기업경영활동 피해받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작년에도 경기가 안 좋아서 재무제표가 굉장히 나쁜 중소기업 많으므로 올해 특단의 대책을 해줘야 된다"며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그러면 금리 올라가고, 자금 압박을 받는 기업들이 코로나 사태로 은행에서 더 압박을 받는 '이중고'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에서도 신종 코로나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는 현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국민 안전과 경제에 있어 매우 엄중하다는 인식에 철저한 방역으로 감염 확산을 차단하고, 경제에 미칠 파급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책 수단 동원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도 "작년 일본 수출 경제에 대해 선제적 대응하고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대응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 대해서도 잘 대응하고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현장과의 소통 △정부 여러 부처 간의 협업 등 원칙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홍남기 부총리와 김상조 정책실장을 비롯해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김영주 무역협회장,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박근희 CJ부회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