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는 이날 공식 입장 자료를 내고 "조사단 결과와 당사 분석에 큰 차이가 있다"며 조사 결과를 조목조목 따졌다.
조사단은 강원 평창과 경남 김해에 대해 △유사 또는 동일사업장에서 발화지점과 유사한 방전 후 저전압 △큰 전압편차를 보인 배터리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배터리 이상을 화재 원인으로 추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삼성SDI는 "조사단이 분석한 내용은 화재가 발생한 사이트가 아닌 동일한 시기에 제조돼 다른 현장에 설치ㆍ운영 중인 배터리를 분석해 나온 결과"라며 "조사단 조사 결과가 맞다면, 동일한 배터리가 적용된 유사 사이트에서도 화재가 발생 했어야 했다"고 따져 물었다.
또 "큰 전압 편차는 배터리의 화재 발생 조건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조사단이 강원 평창은 충전상한전압과 방전하한전압 범위를 초과한 운영 기록이 존재하며, 보호장치가 정상 동작하지 않았다고 한 발표 내용도 반박했다.
삼성SDI는 "조사단이 제출한 '증13' 내용 중 '15:08:22'에 명기된 UV(UnderVoltage) 알람 발생 등은 오히려 보호기능이 정상 가동됐다는 반증"이라며 "도 조사단이 제시한 운영데이터는 화재 발생 3개월 전 데이터이며 잘못 해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조사단이 지적한 저전압, 이상고온, 랙전압 불균형 등의 기록에 대해 삼성SDI 측은 "화재가 발생할 당시의 현상 데이터들"이라며 "화재 원인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조사단이 충전율의 급상승(89.8% → 100%) 및 급하강(8.4%→0%)한 이력을 확인했다고 발표한 데 대해선 "충전율 급상승 및 급하강 이력은 안전성 확보를 위한 조치"라며 "오히려 안전 알고리즘이 동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김해 사이트의 양극판이 접히는 현상, 분리막과 음극판에 갈변ㆍ황색반점에 구리와 나트륨 성분 검출 등 조사단이 배터리를 화재원인으로 지목하며 든 예시 역시 화재 원인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맞받아쳤다.
회사 측은 "황색반점은 배터리 사용에 따른 내부의 다양한 화학반응으로 인한 부산물로 모든 배터리에서 발견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이로 인해 배터리 전압 차이가 발생할 수 있지만, 이는 사람이 늙으면 피부에 생기는 기미나 검버섯이 건강상 문제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황색 반점에서 발견된 나트륨은 음극을 만들 때 들어가는 성분"이라며 "구리는 음극 기재의 성분으로 이물에 의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삼성SDI는 "ESS 화재 발화지점은 배터리에서 시작됐지만, 화재 원인은 다양하다"며 "ESS에서 배터리는 유일하게 에너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가연물로써 화재를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 점화원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2016년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 때 배터리가 화재 원인으로 밝혀졌던 것과 관련해선 당시와 상황이 다르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당시에는 배터리 내부에서 양극과 음극이 만난 현상이 밝혀졌기 때문에 배터리가 원인으로 지목된 것"이라며 "이번 ESS 화재는 조사단 발표 어디에서도 그런 현상을 지적하지 않았고, 당시 조사 결과 역시 마찬가지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