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한은이 공개한 1월17일 개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당초 중립성향이었던 고승범 금통위원이 매파로 돌아섰고, 직전 금통위에서 중립 성향을 보였던 윤면식 부총재도 매파로 유턴했다.
고승범 추정 위원은 “물가 등 실물경제를 고려한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가야 하겠다”면서도 “금융안정 이슈에 대해서도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윤면식 부총재 추정 위원도 “주택가격 상승 기대와 더불어 민간의 부채증가세가 확대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금융안정의 유의 필요성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매파적 입장을 보여왔던 임지원 위원은 금융불균형 우려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그로 추정되는 위원은 “금융불균형 누적 가능성에 대한 경계 필요성이 높아졌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GDP(국내총생산)대비 가계부채가 높은 수준인데 반해 주요 선진국과는 달리 의미 있는 디레버리징이 없었고, 민간신용 중 부동산과 관련된 익스포져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전통적 매파인 이일형 위원도 금융불균형과 함께 구조개혁 및 재정정책을 강조하는 입장을 유지했다. 그로 추정되는 위원은 “내수부진을 구조개혁 없이 완화기조 확대로만 대응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며 “재정정책은 올해 더 확장적이어서 금리를 현 상태로 유지한다고 할지라도 거시경제정책은 더 확대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물가의 하락추세에 대한 과도한 경기적 대응은 자칫 금융불균형만 재점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조동철·신인석 위원은 경기부진과 저물가를 우려하며 금리인하를 주장했다. 조동철 위원은 “경기회복을 지원하고 기조적 물가상승률 하락추세가 지속될 위험을 축소시키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신인석 위원도 “실물경기와 물가 동향에 지난 금통위 회의 이후 새로운 변동은 없었다. 11월 회의에서 평가하였듯이 현재의 기준금리가 시사하는 실질금리는 실질중립금리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보기 어려우며, 현재 통화정책을 충분히 완화적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11월의 판단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서울지역 아파트 평균매매가격 상승의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금융건전성정책과 줕택정책당국의 강력한 대응방안이 발표되고 있다”며 “통화정책은 경기와 물가에 초점을 두고 운영하는 것이 적절한 정책분업”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는 연 1.25%로 동결된 바 있다. 다만, 작년 11월 금리인하를 주장했던 신인석 위원에 이어, 조동철 위원이 새롭게 명시적으로 금리인하를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