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의 확산이 빨라지는 가운데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 수립에 돌입했다. 비상대책위원회 수장으로는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3일 재계에 따르면 각 기업들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위기에 따른 기업별 ‘업무지속계획(BCP)’ 가동 준비 요청에 따라 비상대책위원회를 설립했다.
중국에 사업장이 있는 기업들은 곧바로 CEO를 선봉장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다.
현대자동차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세우고 이원희 현대차 사장을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현대차는 중국 내 완성차 생산공장 가동에 차질이 생겼을 뿐더러 중국 내 부품 생산마저 원할하지 못해 국내 공장의 가동에도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LG화학 역시 신학철 부회장을 위원장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LG화학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각 사업분야 및 사업장별로 철저한 방역 체계를 구축하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세부적으로 수립해 실행하고 있다. 중국 공장의 경우 난징을 비롯해 전지 및 소재 관련 공장은 각 지방정부 연휴 연장 권고에 맞춰 가동을 중단했다.
LG화학 관계자는 “각종 위기 및 우발상황에 대비해 CEO를 위원장으로 비대위를 운영하고 있다”며 “현재 임직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경영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는 각사별 SHE(안전ㆍ보건ㆍ환경) 조직을 통해 이번 사태를 대응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발병지인 우한에 공장을 둔 SK종합화학 역시 SHE 조직이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고, 김종현 사장이 이를 총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종 코로나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가 없는 기업들도 국내 감염이 확산될 경우를 대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린 상황이다.
GS칼텍스는 산업부의 권고 이전에 ‘사내 감염병 비상 대책반’을 만들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따른 비상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관련 부서들의 연합체인 감염병 비상 대책반은 사업장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출입자를 관리하고 해외출장 최소화 등 회사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다양한 대응책을 내놓고 있으며,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역시 지속적으로 보고받고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허 사장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한화그룹은 아직까지 비상대책위원회를 세우지 않았지만 중국 생산공장 운영 등 관련 사안에 대해 각사 CEO가 수시로 직접 보고를 받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든 기업들은 이번 사태로 인한 공급 물자 부족 상황 대비 계획, 감염 위험이 높은 직원 파악 등 업무 지속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 또한, 기업 내 감염 관리, 직장 내 감염병 환자 발생 시 대처법을 매뉴얼로 정리 중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임직원의 안전을 위한 회식 및 단체 행동 금지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아울러 중국 내 부품 조달에 차질이 생기고 계약상 납기를 지킬 수 없는 상황까지 발생하면서 경영에 문제가 생기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