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는 글로벌 메이저 담배기업인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차세대 전자담배 ‘릴(lil)’의 해외시장 진출에 본격 나선다고 29일 밝혔다.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자’가 글로벌 무대에서 ‘동반자’로 거듭났다는 평가다.
KT&G 릴의 해외 판매는 사실상 처음이다. 그간 KT&G는 일부 국가 면세점에서 릴을 판매하고 있었으나, 수출 규모는 미미했다. 이에 따라 KT&G가 전 세계적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는 필립모리스와 손을 잡고 글로벌 전자담배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수년간 꾸준히 수출 규모를 늘리며 2018년 해외 수출액 1조 원을 돌파한 KT&G가 전자담배 시장 확장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KT&G와 필립모리스는 이날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KT&G-PMI 글로벌 콜라보레이션’ 행사를 열고 전자담배 ‘릴’의 해외 판매를 위한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행사에는 백복인 KT&G 사장과 안드레 칼란조풀로스(André Calantzopoulos) PMI 최고경영자를 비롯한 각 사 고위 임원들이 참석해 서명식과 기념촬영 등을 진행했다.
양 사의 계약에 따라 KT&G는 ‘릴’ 제품을 PMI에 공급하고, PMI는 이를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에서 판매하게 된다.
백복인 사장은 “담배 업계 글로벌 리더 PMI와 KT&G의 협력은 양 사에 이익이 됨은 물론, 소비자에게 더욱 다양한 선택의 폭을 제공하게 됐다”며 “이번 계약을 통해 자사는 PMI가 보유하고 있는 유통 마케팅 인프라를 누리고, PMI 역시 금연을 원하는 성인 흡연자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사는 향후 시장 성과를 확인하면서 더 많은 국가에서 제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글로벌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하고, 올해 안에 신속히 제품을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KT&G와의 협업에 대해 미스라 디팍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 CSO는 “PMI 비전은 ‘연기 없는 미래’를 만드는 것으로, 이 작업의 일환으로 무연 담배를 만드는 등 다양한 기술력을 활용하고 있다”며 “KT&G와의 협업을 통해 PMI가 연기 없는 미래를 더 빠르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사의 최초 계약기간은 3년이다. 양 사는 향후 성과가 좋을 경우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로 했다.
해당 제품은 KT&G가 현재까지 국내에서 출시한 궐련형 전자담배인 ‘릴 하이브리드’와 ‘릴 플러스’, ‘릴 미니’, 액상형 전자담배인 ‘릴 베이퍼’ 등 총 4종이며, 향후 출시될 제품들도 포함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양 사는 해외에서 판매될 제품의 브랜드명에 대해선 현재 사용 중인 ‘릴’과 ‘아이코스(IQOS)’를 병기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임왕섭 KT&G NGP사업단장은 “글로벌에서는 PMI의 아이코스가 릴보다 월등한 선도적 지위를 가지고 있고, 브랜드 파워도 있다”며 “브랜드명 병기를 통해 두 브랜드는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