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적자인데…" 국세 납부 카드수수료 폐지 ‘가시밭길’

입력 2020-01-2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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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수익 보전·형평성 논란 등 법 개정안 국회 통과 미지수

신용카드 국세 납부 카드수수료 폐지가 추진된다. 2018년 카드사는 연간 10조 원이 넘는 국세와 지방세를 국세청에 대납했지만, 수수료는 최저 수준인 0.7%(약 800억 원)를 걷는 데 그쳤다. 카드업계는 국세 납부 시스템을 운영할 최저 수준의 수수료율은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어서 앞으로 국회와 정부, 카드업계의 의견 조율이 필요할 전망이다.

28일 국회와 카드업계에 따르면, 더블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23일 신용카드 국세 납부 카드수수료를 없애는 내용을 담은 국세기본법과 지방세징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행법령에는 납세자가 신용카드 등으로 국세를 납부하면 국세납부 대행기관인 카드사에 1% 이내의 납부대행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이에 서 의원은 개정안에서 일정 수입금액 미만의 사업자가 신용카드로 국세를 낼 때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도록 카드사가 신용카드 납부 세액을 일정 기간 운영하도록 신용공여를 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해당 법안의 실제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신용카드 국세 납부 카드수수료 폐지안을 담은 법안은 2016년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의원 시절 한 차례 대표발의 한 바 있다. 이 법안은 4년째 해당 상임위인 기획재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당시 국회는 검토 보고서에서 반대의견으로 “납세편익과 결제 기간 이익은 납세자가 누리고, 국가가 수수료를 부담하면 현금납부자와 형평성을 해칠 가능성, 지방세와 달리 국세는 ‘국고금 관리법’ 때문에 신용공여 방식 채택이 어렵다”고 명시했다. 다만, 여신전문금융업법에서는 카드 결제와 현금 결제 간 차별 금지와 가맹점의 수수료 고객 전가를 금지하고 있어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선 채로 논의 단계에 머물렀다.

카드업계는 법적 논의보다 수익 때문이라도 수수료 폐지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2010년 1.2%였던 수수료는 2012년 1%로 인하된 뒤, 2016년 0.8%까지 떨어졌다. 2020년 현재 수수료율은 0.7%대로 알려졌다. 이는 현행 영세가맹점 카드수수료율(0.8%)과 비슷한 수준으로 카드사는 사실상 수익을 취할 수 없는 수수료율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수료를 없앤다면 보전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단순히 수수료를 없앤다면 일반 가맹점 같은 경우라면 계약을 해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카드사는 납부대행 수수료 가운데 국세납부대행기관인 금융결제원과 은행에도 일정 금액을 배분해야 한다. ‘0% 수수료’ 적용은 곧 카드사 적자로 이어지는 만큼 손익 보전 대책 마련이 필요한 셈이다.

한편,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2018년 신용카드 국세 납부액은 10조2000억 원으로 수수료는 801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또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납세자 수수료는 총 7992억 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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