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반도체 설계 전문가 출신의 경계현<사진> 부사장을 사장 자리에 앉혔다. 성장 한계에 직면했던 삼성전기는 뼈를 깎는 사업정리와 조직개편으로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사업을 키워 한 단계 도약했다.
경 신임 사장은 안정적인 MLCC 사업을 바탕으로 삼성전기의 새로운 성장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삼성전기는 최근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삼성전자 경계현 부사장을 승진 내정했다. 경 신임 사장은 서울대 제어계측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쉬(Flash)설계팀장, Flash개발실장, 솔루션(Solution)개발실장을 역임한 반도체 설계 전문가다.
경 사장은 삼성전기의 본격적인 매출 성장세, 수익성 강화에 주력할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2014년에 11년 만에 경영진단을 받으며 성장 한계에 직면했다.
같은해 말 삼성전기 사장으로 취임한 이윤태 전 사장은 삼성전기의 구원투수로 투입돼 5년 동안 회사의 체질개선을 주도했다.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수익성이 낮은 HDI(고밀도 회로기판) 사업을 정리했고, PLP(패널레벨패키지) 사업을 7850억 원에 삼성전자 DS 사업부로 양도했다. PLP 사업 양도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신규 사업을 추가 발굴하는 데 사용하기로 했다.
이 전 사장 아래에서 체질개선을 마무리한 삼성전기는 경 사장 지휘 아래 매출 증대와 수익성 강화에 집중한다.
MLCC 사업에서는 전장용 MLCC 강화에 주력한다. 삼성전기는 오는 2022년까지 전 세계 전장용 MLCC 시장 2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장용 MLCC는 일반 IT 제품용 MLCC보다 수익성이 높다. 자동차의 전장화가 진행되면서 차량에 장착되는 MLCC 수량도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의 전장용 MLCC 매출 비중은 전체 MLCC 매출의 약 6% 정도에 불과하다. 업계는 삼성전기의 전장용 MLCC 매출 비중이 2022년 20% 비중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사양 카메라 모듈 사업도 삼성전기의 핵심 성장 사업으로 꼽힌다. 최근 스마트폰은 멀티 카메라를 적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에는 4~5개의 카메라가 들어가고, 저가 스마트폰에도 기본적으로 2개 이상의 듀얼 카메라를 채택하고 있다. 또 광학줌 등 고기능이 많이 들어가면서 삼성전기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군살을 뺀 기판사업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반도체 패키지용 기판 시황이 개선되고 있고, PC 시장도 살아나고 있다. 삼성전기는 고부가 기판을 중심으로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가 최근 5년 동안 구조조정과 사업정리 등 뼈를 깎는 체질개선을 통해 사업 안정화에 주력해 왔다면, 앞으로는 안정화된 사업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매출 증가, 수익성 증대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