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7일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1.25%로 동결했다. 대내외여건이 호전되고 있는데다, 정부가 부동산투기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나선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측면에서 수출이 오르고 있다. 이 경우 투자 등 다른 부문에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정부가 부동산 투기와 전쟁을 선언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인하는 부동산에 미치는 충격이 클 것이다. 인하했을 때 실익이 별로 없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두 차례 인하한 것이 어떤식으로 전개되는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도 “금통위원 중 과반 이상은 지켜보자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15일 미중 1차 무역합의 서명으로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긴장감도 완화되고 있는 중”이라며 “작년 11월 하향조정한 물가전망치를 추가 조정할 요인이 있지 않고, 일부 심리지표와 반도체 경기, 수출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심은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두 명으로 늘어날지에 쏠리고 있다. 아울러 신중한 분위기가 이어지며 동결행진이 계속될 것이란 관측과 2월엔 추가 인하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맞서는 분위기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성장전망 경로를 언급하고 있다. 더 나빠지지 않는 쪽으로 간다면 연내 금리인하는 쉽지 않다”고 봤다. 하준경 교수도 “가보지 않은 1.0% 기준금리는 한은으로서도 리스크테이킹(위험감수)을 해야 한다. 금리수준이 실효하한에 근접했을 수 있어 금리정책 여지가 없어지는 상황이다. 비전통적인 수단이 나와야 하는 수순을 밟을 수 있다”며 “(추가 금리인하는) 금융시장에도 상당한 파장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경기부양에 나서는 정부와의 정책공조가 필요한 점, 높은 실질금리와 국내총생산격차(GDP갭) 마이너스 등 저성장·저물가가 이어지면서 한차례 정도 추가 인하가 가능하다는 관측도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마이너스 GDP갭 국면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완화적인 통화정책 행보에 대한 기대는 불가피하다”며 “2명의 소수의견 개진 후 대규모 금통위원 교체 이전인 2월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