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커피 프랜차이즈가 커피 값 인상에 나선 가운데 편의점은 할인 행사에 나서 대조를 이룬다. 커피전문점이 인건비와 임차료를 이유로 가격을 높이자 편의점은 가성비를 높여 틈새 시장을 공략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엔제리너스는 전체 판매 운영 제품 중 엔제린스노우와 싱글오리진 커피를 포함한 일부 29종(엔제린스노우 8종, 커피류 8종, 티&음료 13종)에 대해 판매 가격을 조정한다고 3일 밝혔다. ‘아메리치노’는 5100원에서 5200원으로, ‘싱글오리진 아메리카노’는 5000원에서 5200원으로, ‘로얄 캐모마일티’는 4900원에서 5100원으로 각각 인상된다. 제품별로 각 100~200원가량 인상되며 전체 평균 인상률로는 0.7%이다.
이번 가격 인상은 지속적인 임차료 및 인건비 상승과 각종 원자재 가격 등 제반 경비 증가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엔제리너스 관계자는 “원부자재와 인건비, 임차료 등의 지속적인 상승에 따라 부득이하게 일부 품목의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편의점은 커피 할인에 나서 틈새를 공략하는 모양새다. 이마트24는 커피 매출 활성화를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기로 했다. 이 회사는 1월 한 달간 즉석커피를 포함한 냉장커피, 캔커피, 파우치 커피 등 총 184종의 상품을 대상으로 대규모 이벤트를 진행한다. 모든 커피 상품군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선 냉장커피와 캔커피 등 커피 상품 100여 종에 대해 1월 한달 간 덤 증정(1+1, 2+1)행사를 진행함과 동시에 결제 방식에 따라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아울러 이마트24의 즉석원두커피 아메리카노(HOT/ICE)를 SSG페이로 결제 시 500원 페이백 이벤트를 진행한다. SSG페이 고객들은 1월 한달 간 이프레소 아메리카노를 500원, 아이스아메리카노를 1000원에 즐길 수 있다.
커피 전문점 시장은 대표적인 레드 오션으로 꼽힌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8년 커피 전문점 폐업률은 14.1%를 기록해 치킨집 폐업률(10%)보다 높다. 커피 프랜차이즈는 2018년 한 해에만 1만4000곳이 문을 열었고, 9000여 곳이 폐업했다.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일부 커피 전문점은 판매 단가를 올려 이익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비해 편의점에서 커피 상품은 일종의 블루오션이다. 파우치 커피 음료를 팔고 있는 데다 전국 방방곡곡의 매장에 커피머신만 들어놓으면 손쉽게 원두 커피 판매도 가능하다.
실제로 최근 편의점 커피 매출은 오름세가 뚜렷하다. 이마트24의 경우 2018년 커피 매출 증가율은 42%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55%로 더 큰폭으로 뛰었다. 매출 비중 역시 2017년 4.6%에서 2018년 4.8%로 오르더니 작년에는 5.2%로 집계됐다. GS25 역시 지난해 CU(씨유)를 누르고 매출 1위에 오른 비결을 ‘카페25’의 성공적인 안착으로 분석한 바 있다.
특히 최근 편의점들은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커피 사업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커피 전문점은 대부분 매장 안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테이크아웃을 위해 내점해야 했다면, 편의점은 배달을 통해 손쉽게 커피 배달에 나설 수 있다. 현재 CU는 3000개의 점포에서 GS25는 10곳에서 배달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미니스톱은 5곳에서 테스트 중이고 올 들어 이마트24가 배달서비스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