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안전관리계획이 부실한 기관은 연구개발(R&D) 사업자로 선정될 수 없게 된다. R&D 과제기획 단계부터 중점 안전관리 대상과제를 지정해 특별관리를 하게 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1일 연구개발사업의 안전성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산업기술 R&D 관리 규정'을 개정·고시했다.
이번 고시는 강릉 수소사고 등 R&D 과제에 대한 안전관리 필요성이 커져 연구개발 과제에 대한 안전관리조치를 강화할 필요에 의해 마련됐다.
앞서 5월 23일 강원 강릉과학산업단지 내 강원테크노파크 강릉벤처공장에서 수소탱크 시험 중 폭발사고가 일어나 2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 R&D 사업의 안정성을 보다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우선 안전과제 수행기관을 선정하는 단계에서 안전관리계획이 부실한 기관은 사업자로 선정되지 못하도록 관리한다.
안전과제를 수행하려는 연구자는 사업자 선정과정에 참여시 제출하는 사업계획서에 과제 단위 안전관리계획을 제출해야 하며 과제 단위의 안전관리 계획의 적정성을 선정평가위원회에서 평가해 안전관리 계획이 부실하다고 판단되면 사업자로 선정되지 못하도록 근거 규정을 마련했다.
R&D 전담기관은 선정된 사업자의 안전관리 계획에 대해 보완을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과제 기획 시 안전 전문가가 참여해 재해 요인 분석, 안전관리기준 유무 등 안전성을 검토하고, 재해 유발 위험이 높거나 위험물질을 취급하는 등 신체와 재산에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어 중점 안전관리가 필요한 과제는 안전관리 대상 과제(안전과제)로 지정한다.
안전과제는 안전 전문가 6∼7인으로 구성하는 별도 전문위원회에서 과제제안서(RFP)에 포함할 안전관리 사항을 심의한다.
산업부는 내년 1분기 중 전담기관에 에너지 분야에서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프로그램 디렉터(PD)를 두고, 산업 등 기타 분야에는 안전 전문가를 채용할 예정이다.
안전과제로 분류되지 않은 일반과제에 대해서도 연구실 단위 안전관리 계획에 반드시 포함할 내용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등 안전관리를 지금보다 강화하기로 했다.
과제 수행 중에는 연구 현장에 대해 정기점검을 하고 과제 수행이 끝난 뒤에도 일정한 안전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안전과제 중 위험물질을 취급하는 과제는 별도로 지정해 전기·가스안전공사 등 안전관리 전문기관의 정기 점검(연 1회 원칙)을 받도록 했다.
또 강릉 과학산업단지 수소폭발 사고가 과제 종료 후에 발생한 사고인 만큼 안전과제는 과제가 끝나도 안전책임자를 지정하고 안전조치를 이행한 결과를 정기적으로 R&D 전담기관에 보고하게 하는 등 사후 관리를 강화했다.
다만 R&D 수행기관이 과도한 부담을 받지 않게 현장점검 컨설팅 등을 시행하고 기술·환경변화에 따라 융통성 있게 과제를 운영할 예정이다.
개정사항은 2020년에 신규 공고하는 과제부터 적용하되 규정 개정 시점이 과제 기획 절차의 마무리 단계에 걸친 점을 고려해 내년 2월 말까지 신규 공고하는 과제는 사업자 선정 후에 안전과제 해당 여부를 검토하고 안전과제에 해당할 경우 안전관리 계획을 제출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미 진행 중인 계속과제에 대해서는 안전과제 해당 여부를 내년 중 평가하고 과제 진행 상황 등에 따라 이번 개정 사항을 과제별 특성에 맞게 적용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개정으로 R&D 수행 기간과 종료 후의 안전관리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연구 수행자와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