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야나이 회장이 31일자로 사외이사직에서 퇴임한다고 발표했다.
야나이 회장은 패스트리테일링 회장 겸 사장으로, 2001년 6월부터 소프트뱅크그룹의 사외이사를 맡았다. 18년 만에 소프트뱅크 사외이사직에서 물러나기로 한 건 본업에 전념하고 싶다는 본인의 의향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18년이나 소프트뱅크 사외이사직에 있으면서 조언과 비판을 가감 없이 해온 그가 갑자기 사임하기로 한 건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의 투자 방식을 둘러싼 이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6월 소프트뱅크 주주총회에서 야나이 회장은 “나는 늘 손 회장에게 반대만 하고 있다”고 했고, 손 회장의 경영 방식에 대해선 “꿈도 좋지만, 현실 경영이 중요하다. 이것을 꼭 명심하라”고 조언해 주위를 싸늘하게 했다는 후문이다.
이는 미국 사무실 공유 서비스 업체 위워크 등 스타트업에 대한 손 회장의 투자 실패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손 회장의 투자 실패가 잇따르면서 실력 있는 사외이사들이 소프트뱅크를 떠나고 있다. 야나이 회장에 앞서 2017년 9월에는 일본 전기기기 제조업체 니혼덴산의 나가모리 시게노부 회장 겸 최고경영자가 소프트뱅크의 사외이사직을 내놨다. 이로써 소프트뱅크의 사외이사는 이이지마 마사미 미쓰이물산 회장, 마쓰오 유타카 도쿄대 교수만 남게 됐다.
야나이 회장의 후임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치요시자산운용의 아키노 미쓰나리 이사는 “소프트뱅크는 손정의의 회사”라며 “새로운 사외이사 선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와 패스트리테일링은 1994년 7월에 같이 상장, 종목 코드도 9984와 9983으로 인연이 남다르다. 블룸버그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야나이와 손정의는 각각 일본 1위와 3위 부자다.
소프트뱅크는 휴대전화 사업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려 왔지만, 비전펀드 설립을 거쳐 투자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그러나 거액을 투자한 위워크와 우버테크놀로지 등의 가치 하락 여파로 올해 3분기에는 7000억 엔이 넘는 영업 손실을 기록, 14년 만에 처음 적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