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가 9개월째 계속되는 가운데, 홍콩으로 떠나는 국내 여행객들이 지속적으로 감소하자 국적항공사들도 끊임없이 해당 노선 감축, 운휴 등 운항계획을 축소하고 있다.
일본 수요 감소에 이어 당초 인기 노선이었던 홍콩 노선 수요까지 줄어든 국내 항공사들의 경영애로는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다음 달 6일부터 홍콩노선의 운항 횟수를 줄인다. 1월 6일부터 22일까지는 17회, 2월 3일부터 22일까지는 20회로 단축 운항에 들어간다.
대한항공은 당초 홍콩행 항공편을 매일 5편 띄웠을 정도로 공급석이 많았지만 홍콩 시위 장기화 탓에 탑승률 감소를 겪으며 운항 횟수 감축을 감행했다. 대한항공은 앞서 대형기인 B747-8i 대신 B777-300ER을 투입하면서 공급 조절을 한 바 있다.
저비용항공사(LCC)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대구~홍콩 노선의 운항 중단(내년 3월까지)을 발표했던 티웨이항공은 최근 제주~홍콩 노선의 운항중단 계획(1월 5~19일, 2월 5일~3월 28일)을 추가로 발표하며 공급 줄이기에 나섰다.
앞서 제주항공도 지난달 12일까지 인천~홍콩 노선 운항을 주 14회에서 주 7회로 감편하기로 했으며 진에어 역시 지난달 24일부터 한 달간 인천~홍콩 노선의 운항을 중단한 상태다. 이들 항공사는 상황에 따라 노선 중단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에어부산도 1월에도 예약이 저조한 날에는 비운항을 예고했다.
항공사들의 이 같은 조치는 지속하는 홍콩행 승객의 감소 영향이 크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10월 홍콩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은 4만5591명으로 지난해 11만1400명보다 무려 59.1% 감소했다. 3월 말 시위가 시작된 이후 한 자릿수 감소세를 보이던 관광객 수는 7월(-20.8%), 8월(-36.1%), 9월(-59.4%) 모두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일본발 위기로 성수기에도 실적 부진을 겪으며 3분기 어닝쇼크를 맞은 LCC들이 4분기 또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 이어 또 다른 인기 여행지인 홍콩이 시위 사태가 길어지며 출국 수요 급감 등 악재가 겹친 상황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000억 원이 넘는 영업익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누적 적자 전환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나머지 LCC들도 줄줄이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에 이어 홍콩노선마저 수요 쇼크를 맞았다”며 “이미 포화한 다른 노선으로 대체하기도 어려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