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내외적 변수로 ‘매출 10조 원, 영업익 1조 원’ 클럽에 가입하지 못한 삼성SDI가 내년에 반등을 노린다.
최근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ESS(에너지저장장치) 및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내년에 큰 폭으로 증가한다는 점은 호재이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0조1913억 원, 4847억 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작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은 11%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32% 하락했다. 영업이익 부진으로 올해 가입될 것으로 예상됐던 ‘매출 10조 원, 영업익 1조 원’ 클럽에는 들어가지 못하게 됐다.
실적이 부진한 데는 ESS 화재 여파가 컸다. 올해 초부터 연이어 ESS 화재가 발생하고 있지만, 정부차원에서도 제대로 된 원인 규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SDI의 국내 ESS 수주는 작년보다 절반 아래로 감소했다.
다만 삼성SDI의 부진은 길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여러 잡음이 있었지만 ESS 배터리에 대한 수요는 전 세계적으로 탄탄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ESS 배터리 시장 규모는 올해 12.7GWh(기가와트시)에서 2021년에는 2배 수준인 24.6GWh로 확대된다.
삼성SDI는 10월에 열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각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 기조, 제품 자체의 경제성 확보 등으로 ESS 시장은 매년 40% 성장하고 있다”며 “(이런 흐름에 맞춰) 당사도 해외 판매 비중을 높여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국내 ESS 배터리 수요를 진작시키기 위해 화재를 원천 차단하는 특수 소화시스템도 선보였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10월 기자간담회에서 “안전은 어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중요한 경영원칙이다”라며 “이번 조치를 통해 국내 ESS 산업의 생태계가 회복되는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가 성장하고 있는 점 또한 호재이다.
삼성SDI는 친환경차 수요 증가에 맞춰 전기차 배터리 기술 역량을 강화했다. 올해 9월 독일에서 열린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는 1회 충전으로 최대 700㎞ 주행이 가능한 고용량ㆍ고출력 배터리 셀 및 모듈 등을 전시했다.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투자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대형 계약이라는 결실을 낳았다. 삼성SDI는 지난달 21일 BMW에 2021년부터 2031년까지 29억 유로(약 3조8300억 원)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DB금융투자 권성률 연구원은 “삼성SDI는 내년 영업이익 개선이 큰 업체 중 하나”라며 “전기차 배터리가 내년 분기 기준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