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노사문제로 인한 기업들의 해외이전 현상을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경총은 4일 ‘경영발전자문위원회(노동·노사관계 부문)’를 개최했다.
이날 손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최근 국내 설비 투자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반면, 제조업의 해외직접 투자는 급증하고 있다”며 “이제 유연화된 노동제도로의 전면적인 개혁과 선진형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경쟁국에 비해 노동시장과 생산방식의 유연성은 매우 낮은 가운데 힘의 우위를 가진 노조의 단기적 이익쟁취를 위한 물리적 투쟁활동이 일상화되고 있어, 현재 우리나라 기업들은 고임금·저생산성 구조 속에서 국제경쟁력을 잃어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손 회장은 “최근에는 조선, 자동차 등 주요 산업에서 노사가 위기 극복을 위해 단결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오히려 노조의 파업과 불법행위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우리 기업들은 인력증원, 정년연장, 자동화 반대 등을 요구하는 노조에 막혀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현재 노사 간 힘의 균형을 저해하고 있는 ‘대체근로 전면금지’ ‘부당노동행위 형사처벌’ 등에 대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손 회장은 “우리나라 노동법과 제도가 획일적이고 고정된 규율로부터 시장의 자율성과 유연성에 기반한 틀로 전면 전환돼야 한다”면서 “당면 현안인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보완입법이 매우 시급하고 연구개발(R&D) 분야에 대한 유연근로제도 보다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회장은 “더 이상 기업이 노사문제 때문에 해외로 떠나고 외국기업이 투자를 기피하는 문제를 방치해서는 안된다”며 “생산공장 자체도 유연한 노동시장과 안정적 노사관계에 따라 이동하는 것이 세계적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노사 모두 법·제도를 떠나서 스스로 타협과 협력하는 노사관계를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국제경쟁력 강화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노사가 서로 운명공동체로서 공감대를 넓혀가며 신뢰관계를 쌓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위원회에서는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가 ‘노동문제 해결없이 대한민국 미래 없다’라는 주제로 한국 노동시장의 근본적인 문제점과 해결방안에 대해 발제했다.
김 교수는 “국제적으로 비교해 볼 때, 우리나라 노동분야의 근본적인 문제로 ‘노사 불신’ ‘노동시장 이중구조’ ‘저생산성·고인건비’를 들 수 있다”며 “저생산성·고인건비 문제는 호봉제 등 임금·고용의 경직성과 중소기업 및 서비스업에서의 저생산성에 주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