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 인사를 통한 세대 교체” LG그룹의 이번 인사를 두고 재계가 내놓은 평가다.
취임 2년 차에 접어든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위기 극복 카드로 대대적인 세대교체 인사를 꺼내들었다. 구 회장은 LG전자 등 주요 계열사 CEO를 교체하고 젊은 인재를 대거 발탁했다.
LG그룹은 27일과 28일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통해 2020년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이번 LG 임원인사는 고객과 시장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한 최고 경영진의 변화와 젊은 인재 발탁 등 미래 준비를 위한 쇄신 인사가 주요 특징이다.
성과와 역량에 기반한 인사를 통해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는 어려운 경영환경을 돌파해 나가겠다는 구 회장의 의지가 엿보인다.
고객가치 창출을 촉진하기 위한 실용주의적 인사라는 평가도 나온다. LG 관계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 사업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젊은 인재를 전진 배치했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취임 첫해인 작년 변화와 안정을 절묘하게 맞춘 인사를 단행했는데, 올해는 9월 LG디스플레이 수장을 새로 임명한 데 이어 LG전자 CEO도 교체하면서 ‘뉴 LG’를 구현하기 위한 본격적인 변화에 돌입했다는 평가다.
LG는 작년 말, CEO 및 사업본부장급 최고경영진 11명을 교체한 데 이어 이번 연말 임원인사에서 5명을 추가 교체하는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
불확실성이 높고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발굴해 빠르게 제공할 수 있도록 전략 및 고객 접점 경험이 많은 전문가를 새로운 경영진으로 선임했다.
또 사업리더에 젊은 인재를 지속 발탁해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차세대 사업가 육성에 나섰다.
신규 임원은 106명이 나왔다. 작년 134명에 이어 올해도 100명 넘게 신규 임원을 뽑았다. 이 중 45세 이하는 2년 연속 21명에 달했다.
최연소인 LG생활건강 헤어&바디케어 마케팅부문장을 맡은 심미진 상무(85년생)는 34세, 오휘마케팅부문장 임이란 상무(81년생)는 38세, LG전자 시그니처키친 스위트 태스크리더 김수연 수석전문위원(80년생)은 39세다.
LG 관계자는 “사업리더에 젊은 인재를 지속적으로 발탁해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중장기적 관점에서 차세대 사업가를 육성하고, 새로운 시각에서 과감한 도전을 통해 빠른 혁신을 이루어 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는 또 성과주의를 기본으로, 상위 포지션으로의 성장 잠재력과 분야별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중심으로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
사장 승진자 1명, 부사장 및 전무 승진자 58명 등 전체 승진자는 165명으로, 경제상황과 경영여건을 고려해 전체 승진 임원 규모는 작년 185명에 비해 줄었다.
LG유플러스 황현식 부사장(62년생)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황 사장은 1999년에 LG텔레콤으로 입사해 강남사업부장, 영업전략실장, ㈜LG 경영관리팀장 등을 거쳐 2016년부터 LG유플러스 퍼스널 솔루션부문장을 맡고 있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도 LG유플러스의 모바일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성과를 인정받았다. 또 5G, 유무선 서비스 결합 상황에서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발굴해 제공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다.
이번 연말 인사와는 별도로 부족한 역량 강화를 위한 외부 인재를 올 한해 지속적으로 영입했다. LG생활건강 에이본(AVON) 법인장(부사장)으로 한국코카콜라 이창엽 대표를, LG CNS 커스터머 데이터 앤 애널리틱스 사업부장(부사장)으로 한국 델 이엠씨 컨설팅서비스 김은생 총괄을 영입하는 등 총 14명의 외부 인재를 영입했다.
LG는 여성 임원 확대 기조도 이어갔다. 지난해 7명을 신규 선임한 데 이어, 올해는 전무 3명 승진, 신규 임원은 8명을 선임했다. 이에 따라 전체 여성 임원은 올해 37명으로 증가했다.
LG생활건강 퍼스널케어사업부장 최연희 전무는 프리미엄화를 통해 국내시장 지위를 공고히 하고 글로벌 시장 확대에 기여했다. 지투알 어카운트 서비스1사업부문장 박애리 전무는 ATL/디지털 통합 마케팅 추진에 역할을 했다. ㈜LG 인재육성담당 김이경 전무는 CEO 및 사업가 후보 풀 확대 및 미래사업가 육성체계 수립에 공을 세운 점을 인정받았다.
LG는 탁월한 기술 역량을 보유한 인력에 대한 승진 인사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전체 승진자의 약 60%가 이공계 인재였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 5G(5세대 이동통신) 등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미래 먹거리 분야의 사업 경쟁력 확보를 고려한 인사다.
특히 계열사별로 더 나은 고객 가치 창출의 핵심 수단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를 위해 전담 조직도 구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