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에 한국 농업 심는다③] 베트남의 관세장벽은 풀어야 할 숙제

입력 2019-11-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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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관 절차 지역마다 제각각... 서류 준비 완벽하게 갖춰야

▲베트남 최대 유통업체인 ‘빈 마트’에서 판매 중인 한국산 배.
▲베트남 최대 유통업체인 ‘빈 마트’에서 판매 중인 한국산 배.
“높은 경제성장률과 증가하는 소득 수준으로 기회는 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회를 잡는 것은 생각과는 다릅니다. 시장에 관한 공부, 수출 상담 이후 후속 조치 등을 제대로 해야 성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김창국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아세안 본부장은 14일과 15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수출상담회에 참석한 기업들에 보다 확실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 전체 수입이 17% 이상 증가하고 있고, 신선식품은 20% 이상 증가하는 좋은 기회를 가진 곳”이라면서도 “아세안 국가 가운데 이른바 기회의 땅으로 불리는 베트남이지만 높은 관세 장벽과 현지 분위기 파악을 먼저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베트남은 수출하기가 결코 쉬운 곳은 아니다. 수출 기업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은 바로 관세 장벽. 제품 등록 절차도 까다롭고, 아직 사회주의 정치 체계를 가지고 있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현지에서 수입 통관 대행을 하는 기업 소트랜스(SOTRANS)의 강대훈 지점장은 “베트남은 각 지역 성(城)마다 통관 절차가 다르고 세관법을 해석하는 기준도 제각각이라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며 “완벽하게 관련 서류를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고, 현지 공무원들과의 관계를 맺기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베트남을 향한 치열한 경쟁도 기업들에는 풀어야 할 숙제다. aT의 수출로드개척단 수출상담회에 참석한 삼진글로벌넷의 주장산 무역팀장은 “베트남은 모두가 좋은 시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고, 한국산을 가장한 중국 제품들도 쏟아지는 상황”이라며 “베트남 시장의 반응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지만 베트남과 관계를 맺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14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aT 수출로드개척단 수출상담회’에서 에버굿이 베트남 최대 유통업체 ‘빈 커머스’와 과일 수출 계약을 맺고 있다.
▲14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aT 수출로드개척단 수출상담회’에서 에버굿이 베트남 최대 유통업체 ‘빈 커머스’와 과일 수출 계약을 맺고 있다.
한국 제품, 한국 과일이 고품질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고급화 전략으로 저가 중국산과는 차별화를 두고, 일본 제품과 경쟁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강 지점장은 “한국 제품이 품질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이미 국민이 인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베트남의 소득 격차는 매우 크기 때문에 중산층 이상을 타깃으로 고품질 수출 방안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출 시장에 뛰어든 농가·업체들도 결국 품질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남윤현 화성시 포도수출협의회 대표는 “가장 중요한 것은 고품질을 유지하는 것으로 품종별로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딸기나 샤인머스캣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먹는 것이 간편하기 때문이고, 이 같은 트렌드 변화도 잘 감지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베트남 현지 조사도 중요한 부분이다. 장태수 삼익 마케팅 상무는 “베트남 중에서도 하노이는 겨울이 있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탕 문화가 활성화하고 버섯과 야채 등의 소비가 늘어난다”며 “이런 기후 조건, 현지 조건을 제대로 파악하고 수출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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