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 수주전으로 입찰 무효가 확정된 한남3구역에 서울시가 엄격한 법 적용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시정 조치가 없는 경우 조합에 대한 수사 의뢰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건축본부 주택기획관은 26일 오후 본청에서 열린 한남3구역 합동점검 관련 특별 브리핑에서 "서울시는 과열 경쟁으로 인한 조합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해서 시장 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는데 (정부와) 뜻을 같이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서울시는 국토부와 벌인 한남3구역 점검 결과를 토대로 시공사 입찰 무효와 함께 대림산업, 현대건설, GS건설에 대한 수사 의뢰 계획을 발표했다. 이들 건설사가 수주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조합원들에게 재산상의 이익을 약속하는 등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을 20여 건 위반했다는 이유다.
김 기획관은 "시정명령대로 입찰을 중지하고 재입찰을 할지 기존 입찰을 받아들일지, 시공사들의 입찰보증금을 몰수할지는 조합에 결정권이 있다"며 "이같은 내용을 오늘 조합에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정명령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조합에 대해서도 도정법 위반으로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며 “시에서 법리적 검토를 하기 전에 조합이 위법 사항을 가려내 현명한 판단을 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김 기획관은 "그간 시공사에서 과열 경쟁을 벌이면서 조합에 금품을 제공하는 등 행위로 공정 거래를 해치는 행위를 관행처럼 해온 게 사실"이라며 "특히 혁신설계의 경우 하지 말라던 특화설계를 이름만 바꿔 다시 반복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그런데 건설사가 서울시를 무서워하지 않는다"며 "법은 허술한데 공정위 조치는 두려워해 이번에는 불공정 거래에 대해 법적 조치를 해볼까 한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입찰 제한 여부는 수사를 통해 위법 사안이 결론날 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도정법은 재개발·재건축 사업 수주전에서 위법을 일으킨 건설사에 대해 향후 2년 동안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실제 법이 적용된 사례는 거의 없다.
실제 2년 전 이사비 무상 제공 등으로 불법 논란이 불거졌던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에 대해서도 수사를 위한 조사만 2년째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김 기획관은 “서울북부지검과 긴밀한 협조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범죄 행위로 뚜렷하게 벌칙 조항이 나오느냐의 문제도 있지만 이전에 행정청의 의지와 건설업계에 대한 자정을 요구하는 메시지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