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은 물 가득한 물통”…YS 추모 행사서 혼쭐난 한국당

입력 2019-11-2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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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지식인’ 홍성걸 교수 “모두 버리지 않으면 국민이 한국당 버릴 것”

▲자유한국당은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4주기를 추모하는 '자유민주주의자 김영삼의 시대정신과 오늘' 행사를 개최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은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4주기를 추모하는 '자유민주주의자 김영삼의 시대정신과 오늘' 행사를 개최했다. (사진=연합뉴스)
‘보수 지식인’인 홍성걸 국민대 교수가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4주기를 맞아 자유한국당이 주최한 추모 행사에서 한국당에 호된 비판을 쏟아냈다.

한국당은 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김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한 ‘자유민주주의자 김영삼의 시대정신과 오늘’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무성·정양석·박맹우·김재원·정진석·이진복 등 20여 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발표에 나선 홍 교수는 곧바로 맹렬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국민은 한국당을 지금 썩은 물이 가득 차 있는 물통으로 보고 있다”며 “썩은 물이 가득 찬 곳에 맑은 물 몇 바가지 붓는다고 물이 맑아지겠는가. 썩은 물을 버리지 못하면 통 자체를 버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든 걸 버리지 않으면 국민이 한국당을 버릴 것이다. 여러분(한국당 의원)을 모두 버릴 것”이라며 “그 이후는 사회주의 인민공화국이 될 것”이라고 했다.

홍 교수는 황교안 대표의 단식 투쟁과 관련해서도 “한국당이 정치에서 국민들에게 감동하게 한 적이 있느냐”고 반문한 뒤 “정치에서 국민을 감동시킨 적이 없으니 황 대표가 이 추운 겨울에 단식 투쟁에 나서도 조롱밖에 나오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홍 교수는 “(한국당이) 감동을 주지 못한 이유는 김영삼 대통령이 했던 것처럼 희생이 없기 때문”이라며 “여러분이 가진 기득권 중에 무엇을 버리셨나. 하다못해 김세연 의원이 기득권을 버려야 한다고 하니 내부에서 뭐라고 하셨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한국당이 ‘자기희생’과 ‘감동’을 줄 수 있는 구체적 방법으로 홍 교수는 “모든 공천과 관련한 권한을 내려놓고 외부의 명망 있는 인사들로 독립된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를 구성하고 공천을 공관위에 백지 위임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선거법 개정안과 관련해서도 “여러분의 (선거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것은) 밥그릇 지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반대하면서 국민을 설득한 적 있느냐”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아울러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와 우리공화당 등을 향한 보수통합과 관련해 “많은 국민들은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생각한다. 모두 그만두어야 한다. 죽어야 산다”며 비판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연단에 오른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홍 교수의 쓴소리에 대해 “맞는다. 한국당이 부족하기 때문이다”면서도 “한국당은 의회에서 108석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의회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연동형비레대표제, 공수처(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을 막아내야 할 역사적 책무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희가 부족하지만, 국민 한 분 한 분 더 설득하고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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