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가전의 대명사인 에어컨과 김장철에 주로 팔리던 김치냉장고 등 계절 가전이 사계절 만능 가전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화 기능은 강화면서도 사계절 내내 쓸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추가 탑재해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발 미세먼지 탓에 공기질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면서 올해 들어 에어컨이 사계절 프리미엄 가전으로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 추세다. 게다가 냉난방 겸용 제품도 늘고 있다.
LG전자는 냉난방 겸용 에어컨을 지난해 3개 제품군에서 올해는 ‘LG 시그니처 에어컨’을 포함해 총 6개 제품군으로 늘렸다. 특히 온도를 조절하는 냉방과 난방, 습도를 관리하는 가습과 제습, 실내공기를 깨끗하게 해주는 공기청정 등의 기능이 탑재돼 사계절 내내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에 힘입어 올 3분기 누적 기준 LG전자 에어컨 생산라인 평균 가동률은 123.6%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2011년 이후 3분기 누적 규모 중 가장 높다.
삼성전자 역시 전기료와 미세먼지 걱정 없이 사계절 내내 사용할 수 있는 '무풍 에어컨'을 선보인 바 있다.
일반 냉장고에는 자주 꺼내먹는 음식을 넣는다면, 김치냉장고는 장기간 보관해야 하는 와인이나 육류, 한약 등 식재료를 넣는 식으로 활용범위가 넓어졌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3∼4년간 소비자가 김치냉장고에 김치를 보관하는 비중은 20% 이상 감소한 반면 쌀이나 과일 등 다른 식재료 보관 비중은 65% 증가했다.
국내 가전 업체들은 이러한 추세에 따라 과거보다 앞당겨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비스포크’ 김치냉장고 신제품 ‘김치플러스 비스포크’ 4도어 모델을 출시했다. 위니아딤채는 8월 신제품 ‘딤채’를 선보였고 LG전자도 같은 달 ‘디오스 김치톡톡’을 내놨다.
김치냉장고 판매량도 늘고 있다. 특히 400ℓ가 넘는 대용량 김치냉장고 판매 증가가 눈에 띈다.
전자랜드에서 올해 판매된 김치냉장고 중 스탠드형 수량이 전체의 65%에 달한다. 스탠드형 김치냉장고 판매 비중은 2016년 56%였다가 2017년에는 53%, 지난해에는 61%까지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계절 가전이 '사계절 필수 가전'으로 변신하고 있다”며 “계절적 비수기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