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말부터 잇따라 발표될 임원 인사 핵심 키워드가 폭풍을 뜻하는 키워드 '스톰(STORM)'으로 추려졌다.
특히 내년 주요 기업의 임원 수는 올해와 비교했을 때 100명 줄어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는 19일 '키워드로 살펴본 2020년 임원 인사 특징 분석 보고서'를 공개했다.
스톰은 △임원 감축(Short) △이공계 인재 두각(Technology) △젊은 오너 등장에 따른 세대교체(Owner) △성과 외 평판 조회 강화(Reference) △융합 인재 두각(Multiplayer)의 머리글자를 딴 키워드다.
유니코써치는 내년 임원 수가 10년 전(6610명) 수준까지 쪼그라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17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한 100대 기업 임원 수가 내년에는 올해보다 100명(1.5%) 줄어든 6650명 수준일 것이란 전망이다.
유니코써치는 “문제는 대기업에서 100명의 임원이 사라지면 직원도 1만 명 줄어들 공산이 크다”며 “왜냐하면 최근 100대 기업 직원과 임원 비율은 100대 1 수준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공계(Technology) 출신 임원들은 이번 인사에서 약진할 것으로 예측됐다.
실제 올해 국내 100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 중 이공계 출신이 처음 50%를 넘어섰고, 그중 '전화기'(전자ㆍ화학ㆍ기계공학) 전공자가 20%에 달했다.
이공계 출신들이 승승장구하는 배경에 대해서는 “4차 산업혁명과 같은 기술 전쟁 시대에서는 엔지니어 출신의 이공계 CEO의 활약이 더욱 중요하게 부각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젊은 총수(Owner)들의 등장으로 세대교체가 빠르게 전개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혔다.
이미 올해 100대 기업 임원 중 50년대 말과 60년대 초반 출생(55∼64세)은 작년 대비 8% 줄어들었고, 60년대 말과 70년대 초(45∼54세)는 작년 대비 8% 늘었다.
유니코써치는 “이번 인사에서는 이러한 추세가 강화되면 한편, 전자ㆍ통신 업종을 중심으로 70년대 초반이 대거 임원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갑질, 횡령, 폭행 등 대내외 평판(Reference) 조회 또한 이전보다 강화된 기준으로 임원 승진에 반영될 전망이다.
과거에는 다소 불미스러운 점이 발견되더라도 경영 성과가 좋으면 이를 묵인하려 했지만, 최근에는 기업 이미지 보호 차원에서 평판이 좋지 않으면 승진에서 누락시키는 경우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이밖에 2∼3가지 산업 분야를 섭렵할 수 있는 '십자(+)형' 인재도 이번 임원 인사에서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유니코써치는 예상했다.
유니코써치 김혜양 대표는 “어떤 임원 인사가 발표되는지를 보면 그 기업의 향후 사업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다”며 “미·중 갈등과 한일 경제전쟁, 전 세계에 불어닥친 불황 등으로 임원 인사도 폭풍 같은 궂은 날씨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