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미국 앨라배마 공장 가동률이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한때 가동률 105%를 자랑하며 현대차 글로벌 생산거점 가운데 효율성 '넘버1'을 기록했던 앨라배마 공장은 소비침체와 판매위축 탓에 지난해 1분기 가동률이 78%까지 추락한 바 있다
18일 현대차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미국 앨라배마 공장 가동률은 90.1%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1~2분기에 각각 88.1%와 88.8% 가동률에 보이며 답보 상태에 머물렀지만 3분기 들어 상황이 호전됐다.
2분기부터 시작한 북미 딜러망 확충 효과와 함께, 8세대 쏘나타 출시를 앞두고 본격적인 양산체제에 접어들면서 가동률이 상승했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은 한때 글로벌 주요 생산거점 가운데 가장 효율적인 생산시설로 손꼽혔다. 충남 아산공장을 베이스로 지어진 이곳은 연산 30만 대의 신차를 생산할 수 있다.
3분기 기준 현대차는 북미 현지에서 총 14종의 신차(제네시스 3종 포함)를 판매 중이다.
이 가운데 현지에서 직접 생산해 판매에 나서는 모델은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와 △쏘나타 △싼타페 등 3종이다.
주력 모델인 만큼 이들의 판매실적에 따라 앨라배마 공장의 가동률도 좌우된다.
가동률이 절정에 달했던 2015년은 LF쏘나타와 아반떼AD가 신차효과를 누리며 승승장구하던 무렵이었다.
그러나 신차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2017년부터 현지 판매가 급감하면서 앨라배마 공장에는 생산 중인 쏘나타와 아반떼의 재고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현대차는 원활한 출고와 재고조절을 위해 앨라배마 공장은 가동시간 단축에 나섰다.
결국, 2017년 1분기 98.1%를 유지했던 가동률은 그해 4분기에 88.8%까지 하락했다.
이듬해인 2018년은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
1분기 가동률이 78.3%까지 하락해 최근 5년 동안 기준 가장 낮은 기록에 머물렀다.
매 분기 평균 7만5000대의 현지생산 모델을 뽑아냈던 앨라배마 공장이 당시 5만8000대 생산에 그치면서 공장 위기설마저 불거지기도 했다.
산업 수요 위축과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 속에서 주요 판매 차종이 점진적으로 노후화 단계에 접어든 까닭이었다.
본격적인 반등은 올해 1분기(88%)에 시작했다. 1분기 분위기가 2분기(88.8%)까지 이어지면서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였다.
완만하지만 꾸준한 회복세를 반복한 끝에 3분기 가동률은 90.1%를 기록했다. 2017년 3분기 가동률(95.0%)을 기록한 이후 8분기 만에 90%대에 재진입한 셈이다.
완성차 업계는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의 3분기 가동률 상승의 배경으로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현지 생산을 시작한 8세대 쏘나타 효과로 분석 중이다.
나아가 올 초 현대차에 합류한 글로벌 닛산 출신의 인재들이 판매 네트워크를 확장하면서 재고소진과 판매 상승효과를 끌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기아차 상황도 현대차와 비슷하다. 2015년 3분기에 가동률 107%를 기록했던 기아차 조지아 공장은 지난해 2분기 가동률이 63.0%까지 추락했다. 이후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는 중이다.
여전히 주요 판매 모델이 노후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지만 신차가 출시되면서 힘을 보태는 중이다.
현대차 팰리세이드는 울산공장 생산분이 미국으로 수출되는 반면, 동급인 기아차 텔루라이드는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해 현지에 판매 중이다.
여전히 3분기 기준 77%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내년 K5(현지명 옵티마) 3세대가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하면 뚜렷한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 미국 공장 가동률이 다시 100% 수준에 이를 시점으로 각각 2020년과 2021년을 꼽고 있다. 각각 신차효과가 절정에 달하는 때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공장 가동률 하락은 이미 판매 부진에 따른 재고 증가에서 시작한다”며 “가동률이 회복되면 고정비 지출 감소 및 마진 개선 등의 효과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지 시장 인기모델이 세단에서 빠르게 SUV로 옮겨가는 만큼, 가동률 100% 회복을 위해서는 생산 차종의 재검토 역시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