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LG디스플레이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이 회사 직원 수는 2만9108명이다. 작년 9월 말 3만3007명에서 무려 3899명 줄었다. 같은 기간 직원들의 1인 평균 급여액도 6100만 원에서 5300만 원으로 800만 원 감소했다.
연말까지 LG디스플레이의 인력 규모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LG디스플레이는 기존 LCD(액정표시장치)에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중심의 사업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전체 임원 및 담당 조직의 약 25% 감축을 단행했다. 이달에는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중국 업체의 증설 경쟁으로 LCD 사업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탓이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은 9375억 원에 달한다. 실적 악화로 9월에는 한상범 부회장을 대신해 정호영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임명했다.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분기까지 연구개발비 1조7326억 원을 집행했다. 작년 같은 기간(1조5718억 원)과 비교했을 때 10% 늘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도 작년과 달리 10%를 넘었다.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1년 만에 신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2조641억 원) 사상 처음으로 2조 원이 넘는 연구개발비를 투입했다.
LG디스플레이가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연구개발비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유는 OLED 분야에서 중국 업체와의 격차를 따돌리기 위해서다. LCD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중국은 최근 OLED 공장을 잇달아 증설하고 있다.
HKC는 9월 현지에 320억 위안(약 5조 원)을 투자해 8.6세대 OLED 생산라인을 착공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의 첫 대형 OLED 투자다. 중국 1위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 또한 같은 달 충칭에 6세대 OLED 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새로운 생산라인 구축에 들어간 돈만 465억 위안(약 8조 원)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OLED 분야에서 여러 성과를 거뒀다. 8K OLED 88인치 제품을 공개했고, CSO(크리스탈 사운드 올레드)와 롤러블 등도 선보였다.
특히 경쟁업체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 CTO 산하 조직을 △기반기술연구소 △디스플레이 연구소 등 2개 연구소 체제로 재편했다. 디스플레이 핵심 원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OLED 분야에서 중국의 기술 수준이 우리나라보다 뒤처진 게 사실이지만, 계속 투자가 이뤄진다면 LCD처럼 1위 자리를 확고히 차지할 수 있다”며 “선두를 수성하기 위해 연구개발비 투자는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