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 서명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인 가운데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입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수입 규모를 합의문에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11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500억 달러어치(약 58조 5500억 원)를 구입하기로 합의했다고 계속해서 강조해 왔다.
중국이 구체적인 수치를 합의문에 명시하는 데 난색을 보이는 것과 관련, 관계자는 중국이 미국에 일방적으로 우호적인 방식의 합의를 피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중국 정부 관리는 “미중 무역긴장이 또 다시 악화하면 농산물 구매를 중단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WSJ는 중국이 미국의 핵심 요구사항인 기술 이전 제한과 협정 체결 이후 이행 매커니즘에 관해서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부과된 관세 관련해서도 언제, 얼마나 철회할지를 두고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중 1단계 무역합의가 난관에 봉착했다는 보도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협상이 잘 되고 있다”면서 “지켜보자.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전날에도 뉴욕 이코노믹 클럽 연설에서 “1단계 무역 합의가 곧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은 합의하고 싶어한다. 합의할지 말지는 우리가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중국과 1단계 무역 합의가 타결되지 않을 경우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대폭 올릴 것”이라고 위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