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저물자 섬유업계, 패션 브랜드와 협업으로 활로 모색

입력 2019-11-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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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이즈네버댓X고어텍스 인피니엄 (사진제공=고어사)
▲디스이즈네버댓X고어텍스 인피니엄 (사진제공=고어사)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좀처럼 활기를 찾지 못하자 섬유업계가 활로 모색에 나섰다. 국내 아웃도업계는 2014년 정점을 찍은 후 해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빠지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등산화, 배낭, 텐트 등 등산용품은 구매 주기가 너무 긴데다 기능성을 강조한 등산복 패션은 가격 경쟁력이 뒤처져 소비 주축으로 떠오른 밀레니얼 세대를 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12일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2014년 7조 원대로 정점을 찍은 후 2015년 6조 8000억 원, 2016년 6조 원, 2017년 4조 7500억 원, 지난해 4조 5000억 원으로 추락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사업을 정리하는 업체도 등장했다. LF는 ‘라푸마’의 사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해 내년부터 전국 80여 개 매장을 정리할 계획이고, 케이투코리아는 내년부터 ‘살레와’ 매장을 순차적으로 철수해 사업 정리에 들어간다.

아웃도어 업계가 흔들리자 아웃도어 업체에 기능성 원단을 주로 제공하던 섬유업계는 캐주얼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소재의 쓰임새를 넓히기 위해 분주하다.

대표적인 아웃도어 소재 ‘고어텍스’를 생산하는 소재 과학 기업 ‘고어사(W. L. Gore & Associates)’는 올해 패션 장르를 넘나드는 협업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우선 국내 스트릿 브랜드 디스이즈네버댓(thisisneverthat)과 손잡고 다운 파카, 플리스 재킷, 베스트, 팬츠, 모자, 장갑 등 머리부터 발끝까지 착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였다. ‘고어텍스 인피니엄 익스플로러 다운 파카’는 방풍·투습 기능으로 스타일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찬 바람에 방해받지 않고 오랫동안 따뜻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해준다. ‘고어텍스 인피니엄 익스플로러 재킷’은 일상과 아웃도어를 넘나들며 입을 수 있고, 컬러 블록 디자인과 자수 로고, 포켓 디테일을 통해 연출할 수 있다.

고어사는 최근 브랜드 리뉴얼을 시도한 빈폴과도 협업했다. 빈폴 멘의 ‘고어텍스 유틸리티 디테처블 다운 점퍼’는 방풍성과 투습성, 발수 기능을 갖춘 고어텍스 인피니스 소재가 적용됐다. 코오롱FnC의 정통 신사복 브랜드 캠브리지 멤버스와의 협업도 진행했는데 이번에 출시한 제품은 ‘퍼카라 구스다운 점퍼’로, 고어텍스 인피니엄 소재가 사용돼 우수한 방풍·투습 기능으로 찬 바람은 막아주고 보온은 오랫동안 제공한다.

고어사뿐 아니라 미국 섬유기업이 폴라텍 역시 기능성이 강조된 아웃도어뿐 아니라 캐주얼 패션에 적용됐다. 폴라텍사의 원단 중 방한, 보온, 단열용으로 가장 진보한 원단으로 꼽히는 ‘폴라텍 써말프로‘는 주로 방풍재킷이나 패딩 등 아웃도어에 쓰였지만, 최근에는 플리스 재킷, 아노락, 스웨터 등 라이프스타일 웨어에 쓰이며 쓰임새를 다양화했다. 올해 출시된 블랙야크의 ‘M마테호른자켓’과 지난해 선보인 휠라의 ‘쿼터 아노락’, 네파의 ‘그라티아 스웨터’ 등에 폴라텍사의 써말프로 원단이 사용됐다.

아웃도어에 사용되는 기능성 소재를 생산하는 섬유업계가 이처럼 패션 장르와의 협업을 진행하는 이유는 아웃도어 시장의 몰락과 함께 기존에 독점하던 기능성 원단 경쟁이 치열해진 탓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새로운 기능성 원단을 출시하는 업체가 여럿 등장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아웃도어에 독점으로 원단을 제공하던 업체들이 하나둘 경쟁자가 생기자 아웃도어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패션기업과 접촉해 활용도를 넓히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섬유업계는 아웃도어뿐 아니라 다양한 패션 브랜드에 기능성 소재가 사용될 수 있도록 활로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섬유업계 관계자는 “아웃도어 시장의 정체가 이어지다 보니 소재의 쓰임을 다양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해 기능성이 강조된 의류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영역으로 소재의 쓰임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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