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높아진 제지업계… 뜨거워진 M&A 속 희비 엇갈려

입력 2019-11-11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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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금감원 전자공시 시스템
▲자료제공=금감원 전자공시 시스템

제지업체가 M&A(인수합병) 시장서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사업군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포장용 제지나 판지의 경우 수요가 늘어 M&A 시장에서 관심을 받고 있지만, 인쇄 용지나 신문 용지 등은 연간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제지사업은 종이(신문용지, 인쇄지, 필기용지, 포장용지, 박엽지, 기타 특수지)와 판지로 나뉜다. 판지는 펄프 또는 폐지 등을 배합해 여러 층을 갖도록 한 두꺼운 종이를 말하는데 세부적으로 백판지, 골판지로 구분된다.

11일 한국골판지포장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골판지 포장 시장 규모는 3조9821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0억 원 가량 시장 규모가 증가했다. 이호상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사는 “인쇄용지와 신문용지 소비량은 스마트폰 등 디지털화와 인구성장 둔화로 인해 생산량이 감소하는 추세”라며 “그러나 종이 지종 중 포장용지와 위생용지, 판지 등은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 쇼핑, 새벽 배송 등 전자상거래가 발전하면서 판지의 수요 급증과 함께 중국의 폐지 수입 감소로 원재료인 폐지 가격이 폭락하면서 포장용 제지를 영위하고 있는 회사들은 실적 성장을 거두게 됐고, 이와함께 이들 기업을 인수했던 사모투자펀드(PEF)들은 기업가치가 뛰어올라 수혜를 보게 됐다.

9월 IMM 프라이빗에쿼티(PE)는 국내 1위 골판지 회사인 태림포장과 계열사인 태림페이퍼의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세아상역을 선정했다. 매각 가격은 7000억 원 대로 추정되는데, 이는 2015년 IMM PE가 태림포장과 태림페이퍼를 약 3500억 원에 인수한 가격의 약 2배의 금액이다.

유암코(연합자산관리)가 가진 세하도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다. 세하는 2014년 유암코가 처음으로 회생기업 M&A를 통해 인수한 회사로 백판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 회사도 온라인 택배 활성화와 원재료 비용 가격 하락이 맞물리면서 실적 성장을 이루자,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유암코는 연말까지 예비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밖에 큐캐피탈파트너스가 4년 전 인수한 영풍제지도 실적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휴지 심지의 원료인 지관원지와 골판지 상자용 라이너 원지 등을 생산하는 업체로 인수 당시인 2015년 대비 지난해 기준 영업이익이 200억 원 넘게 증가했다.

반면, 모간스탠리PE와 신한대체투자운용(에스에이치피이홀딩즈원유한회사)이 각각 58%와 42%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전주페이퍼는 매각 과정에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문용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2015년 손실로 돌아선 후 3년 연속 적자를 이어오다 지난해 흑자전환했다. 8월 한솔제지는 이 회사를 인수할 계획이었으나 신문용지 시장이 갈수록 축소되고 있는 점에 부담을 느껴 인수의지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골판지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들이 원가절감에 성공해 때 아닌 호황을 누리면서 기업가치가 뛰었지만, 폐지 가격이 다시 오르거나 판가가 하락할 경우 언제든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윤수 KB증권 연구원은 “제지 산업은 장치 산업의 성격을 가지지만 수요 성장률이 낮고, 공급 과잉 상태가 지속되고 있어 제품의 수급 상황보다는 원재료 가격 변동이 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은 제품 판가 하락의 속도와 시점인데 공급 과잉 상황을 고려할 때 원재료 가격이 하락할 경우 궁극적으로 판가도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자료제공=KB증권
▲자료제공=KB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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