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업계에 따르면 분양가 상한제의 풍선효과 수혜를 볼 것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곳은 과천이다. 지난달 과천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억7317만 원으로 6개월 전(11억642만 원)보다 6% 넘게 올랐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평균 상승률(0.6%)보다 열 배 높다. 분양가 상한제가 발표된 지난주에도 0.5% 추가 상승했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중양동 주공4·10단지와 별양동 주공5·8·9단지 등의 재건축사업이 본격화하면 집값이 더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목동도 분양가 상한제 수혜 지역으로 떠올랐다. 목동 신시가지 내 모든 아파트 단지가 재건축을 위한 안전진단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앞으로 분양가 상한제를 피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적지 않다. 정부가 특목고·자사고 폐지를 추진하면서 학군 매력도 부각되고 있다. 목동에서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A씨는 “매물이 많이 나오진 않지만 최근 무서울 정도로 집값이 많이 오르고 있다. 한 달 새 전용면적 115㎡형 아파트 매매가가 1억 넘게 올랐다”고 전했다.
고분양가 우려가 없다는 국토부 설명과 달리 흑석동에서도 집값 과열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최근 흑석뉴타운 아크로리버하임 전용면적 59㎡형의 호가는 14억 원을 웃돈다. 6억 원대였던 2016년 분양가의 두 배가 넘는다. 전용 59㎡형이 5억 원대에 분양됐던 롯데캐슬에듀포레도 이달 들어선 12억 원에 물건이 나왔다. 흑석9구역 등 핵심 지역 내 재개발 단지가 분양에 들어가면 흑석동 집값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란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관측이다.
풍선효과가 잇따라 감지되자 국토부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을 추가 지정하겠다고 나섰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6일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이상 현상이 나오는 곳은 즉각 추가 지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도 “목동과 흑석동, 과천은 집값이 많이 오르고 있고 재건축 추진 단지도 적지 않아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 추가 지정 땐 사실상 ‘0순위’로 거론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국토부의 엄포에도 시장은 아직 여유롭다. 목동8단지 재건축추진위원회 관계자는 “목동 재건축은 짧아도 6년, 길면 10년을 바라보는 사업”이라며 “분양가 상한제 적용과 상관없이 긴 시각에서 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목동의 한 공인중개사도 “목동 아파트를 사려는 수요는 많은데 매물은 거의 없다”며 “신규 공급이 워낙 없었던 지역인 만큼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다고 해도 집값에 미칠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