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호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7일 “시장을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기에 앞으로 2차, 3차로 시장 상황에 따라서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을) 추가 지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가 지난 6일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서울 27개 동(洞)을 지정한 직후부터 정부 지정이 자의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국토부를 비판하는 쪽에서는 정부의 성긴 규제 탓에 분양가 상한제를 피한 지역의 집값이 오르는 풍선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풍선효과 ‘수혜지역’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곳은 과천이다. 지난달 과천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억7317만 원으로 6개월 전(11억642만 원)보다 6% 넘게 올랐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평균 상승률(0.6%)보다 열 배 높다. 중양동 주공4·10단지와 별양동 주공5·8·9단지 등의 재개발이 본격화하면 집값이 더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내다보고 있다.
목동도 분양가 상한제 수혜 지역으로 떠올랐다. 목동 신시가지 내 모든 아파트 단지가 재건축을 위한 안전진단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앞으로 분양가 상한제를 피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적지 않다. 정부가 특목고·자사고 폐지를 추진하면서 학군 매력도 부각되고 있다. 목동에서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A씨는 “매물이 많이 나오진 않지만 최근 무서울 정도로 집값이 많이 오르고 있다. 한 달 새 전용면적 115㎡형 아파트 매매가가 1억 넘게 올랐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목동과 과천 같은 지역에 풍선효과가 일어나면 정부가 추가 규제 카드를 꺼낼 수 있다고 예상한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목동과 과천은 집값이 많이 오르고 있고 재건축 추진 단지도 적지 않아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 추가 지정 땐 사실상 ‘0순위’로 거론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목동의 경우 아직 재건축 추진 초기 단계에 있기 때문에 안전진단 기준 강화 등으로 집값 조정에 나설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은 아직 여유롭다. 목동8단지 재건축추진위원회 관계자는 “목동 재건축은 짧아도 6년, 길면 10년을 바라보는 사업”이라며 “분양가 상한제 적용과 상관없이 긴 시각에서 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목동 한 공인중개사는 “목동 아파트를 사려는 수요는 많은데 매물은 거의 없다”며 “신규 공급이 워낙 없었던 지역인 만큼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다고 해도 집값에 미칠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