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메르세데스-벤츠 EQC, 브랜드 정체성 품은 프리미엄 전기차

입력 2019-11-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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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출력 408마력ㆍ최대토크 78.kgㆍm…주행거리 309㎞ㆍ가격은 1억500만 원

▲전체적인 외관은 SUV와 쿠페를 합한 모습으로 각진 곳 없이 매끄럽다. 현대차 싼타페와 길이와 넓이는 같고, 높이만 EQC가 50㎜ 가량 낮다.  (사진제공=벤츠코리아)
▲전체적인 외관은 SUV와 쿠페를 합한 모습으로 각진 곳 없이 매끄럽다. 현대차 싼타페와 길이와 넓이는 같고, 높이만 EQC가 50㎜ 가량 낮다. (사진제공=벤츠코리아)

“전기차 맞아?”

겉모습만 봐선 잘 모르겠다. 일반적으로 국산 전기차는 정체성을 일부러 드러내려는 듯 라디에이터 그릴을 막아놓는다.

하지만 메르세데스-벤츠가 선보인 첫 순수 전기차 ‘더 뉴 EQC(400 4MATIC)’는 라디에이터 그릴이 그대로 있다 못해 대범하게 자리해 시선을 끈다.

전체적인 외관은 SUV와 쿠페를 합한 모습으로 각진 곳 없이 매끄럽다. 덩치는 중형 SUV 크기지만 지붕이 다소 낮다.

길이와 넓이는 각각 4770㎜, 1890㎜이고 높이는 1620㎜다. 현대차 싼타페와 길이와 넓이는 같고, 높이만 EQC가 50㎜가량 낮다.

▲실내는 고급스럽고 공간도 넉넉하다. 내부는 운전자를 중심에 둔 비대칭형으로 짜여졌고 와이드 스크린 콕핏이 자리했다.  (사진제공=벤츠코리아)
▲실내는 고급스럽고 공간도 넉넉하다. 내부는 운전자를 중심에 둔 비대칭형으로 짜여졌고 와이드 스크린 콕핏이 자리했다. (사진제공=벤츠코리아)

실내는 고급스럽고 공간도 넉넉하다. 내부는 운전자를 중심에 둔 비대칭형으로 짜였고 와이드 스크린 콕핏이 자리했다.

부드러운 질감의 시트 가죽은 몸을 포근하게 감싼다. 실내에는 가죽 외에도 친환경차라는 콘셉트에 맞게 목재, 알루미늄 등 고품질의 재활용 소재를 사용했다. 앞ㆍ뒷좌석 모두 키 180㎝인 성인 남성이 앉기에도 공간이 여유롭다.

시동 버튼을 눌러도 조용함은 유지된다. 계기판에 ‘READY’라는 문구가 뜨지 않으면 시동이 걸린 사실을 알기 어려울 정도다.

시승은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을 출발해 경기도 포천을 돌아오는 왕복 약 120km 구간에서 진행됐다.

강변북로에 접어들자 통행량이 많아 가다 서기를 반복한다. EQC의 회생 제동을 사용하기에 제격인 환경이다.

회생 제동은 전기차가 조금이라도 효율을 높이기 위해 감속 때 발생하는 힘으로 배터리를 충전시키는 기능이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회생 제동이 걸린다.

EQC는 총 4단계의 에너지 회생 모드를 제공한다.

스티어링 휠 뒤에 있는 패들을 조절하자 회생 수준이 D+와 D, D-, D-- 네 단계로 나타난다. D는 기본값으로 일반적인 회생 제동을 보여준다. D--는 가장 강력한 회생 제동 수준이다.

D--로 단계를 설정하자 가속 페달을 밟지 않으면 제동을 건 것처럼 속도가 줄어든다. 차가 막히는 구간을 주행할 때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를 번갈아 밟을 필요가 없어진다.

다만,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급속히 속도가 줄기 때문에 고속으로 달리는 구간에서 사용하기엔 위험하다.

고속도로에 진입한 뒤 속도를 내본다. 가속페달을 밟으니 미끄러지듯 순식간에 시속 100km를 넘는다. 150km 내외의 고속 주행 시에도 승차감은 안정적이고 부드럽다.

더 뉴 EQC의 모터는 최고출력 408마력, 최대토크 78.kg.m의 힘을 낸다.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5.1초면 충분하다.

고속 주행 상황에서도 차선 유지, 차간 거리 유지 기능 등 첨단장치가 편안한 운전을 돕는다.

“안녕, 벤츠”라고 말을 건 뒤 라디오나 공조, 내비게이션 기능을 작동할 수 있는 MBUX 시스템도 갖춰 운전자가 시선을 전방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내일 아침 7시에 온도를 27도로 설정해줘"라고 예약까지 할 수 있다.

▲벤츠는 잠실 롯데월드타워 지하 2층 주차장에 벤츠 전용 전기차 충전소를 마련했다. 이곳에서 EQC 고객은 무료로 충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사진제공=벤츠코리아)
▲벤츠는 잠실 롯데월드타워 지하 2층 주차장에 벤츠 전용 전기차 충전소를 마련했다. 이곳에서 EQC 고객은 무료로 충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사진제공=벤츠코리아)

EQC는 다임러의 자회사 도이치 어큐모티브에서 만든 80kWh 리튬 이온 배터리를 얹어 1회 충전 시 최대 309㎞를 주행할 수 있다.

경쟁상대로 꼽히는 테슬라의 SUV '100D'는 1회 충전 시 425㎞를 주행한다. 이와 비교하면 EQC의 주행거리가 100㎞ 이상 짧다. 소비자의 선택에 영향을 줄 부분이다.

벤츠는 상대적으로 열세인 주행거리를 충전 인프라로 만회하려 한다. 이날 주행을 마친 뒤 벤츠의 충전 인프라를 체험할 기회도 주어졌다.

벤츠는 잠실 롯데월드타워 지하 2층 주차장에 벤츠 전용 전기차 충전소를 마련했다. 이곳에서 EQC 고객은 무료로 충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EQC를 구매하면 벤츠는 전국 대부분 충전소와 호환되는 ‘메르세데스 미 차지 멤버십 카드’도 지급한다. 카드 한 장으로 충전과 결제까지 돕는 서비스다.

벤츠는 홈 충전기 무료 설치 또는 1년 동안 무료로 충전할 수 있는 선불카드를 EQC 고객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EQC는 7.4kW 용량의 온 보드 차저(onboard charger)를 갖춰 가정과 공공 충전소에서 완속(AC) 충전이 가능하고, 급속 충전 시 최대 110kW 출력으로 40분 이내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판매가격은 1억500만 원이다. 멈칫할 수 있겠지만, 테슬라 경쟁모델과 유사한 가격이다. 벤츠라는 브랜드와 성능, 충전 인프라 등의 요소가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 EQC의 경쟁력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판매가격은 1억500만 원이다. 벤츠라는 브랜드와 성능, 충전 인프라 등의 요소가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 EQC의 경쟁력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벤츠코리아)
▲판매가격은 1억500만 원이다. 벤츠라는 브랜드와 성능, 충전 인프라 등의 요소가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 EQC의 경쟁력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벤츠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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